[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내시경을 통해 암세포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총장 강성모)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42) 교수 연구팀이 내시경에 장착해 실시간으로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초소형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름이 3.2㎜에 불과한 이 현미경은 관찰할 조직의 3차원 구조를 3㎜ 깊이까지 스캔할 수 있다.
20f/s(초당 프레임 수)의 속도로 스캔이 가능해 0.5초며 조직의 3차원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머리카락 두께(100㎛)의 약 6분의 1인 17㎛(마이크로미터)까지 식별이 가능해 실시간으로 암세포, 정상세포, 염증세포 등을 정확하게 구별해 낼 수 있다.
기존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 때 2~3일 가량 소요되던 검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조직검사 과정에서 세포 염색 등에 시간이 오래 걸려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도 극복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절개나 이로 인한 합병증 유발을 차단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연구팀이 미세전자기계기술(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을 현미경에 도입해 가능했다.
지름 약 11㎜에 필요 장치를 구현해야 하는 소화기 내시경에 현미경이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은 직경 3.5㎜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광식각공정 및 심도반응성 이온기술을 이용해 미세 실리콘 보조 구조물을 제작했다.
이를 광섬유와 결합해 구동특성을 변조함으로써 간섭현상을 해결하고 광섬유 스캐너의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스캔 패턴을 변화시켜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는 이미지 복원방법을 구현했다.
KAIST 정기훈 교수는 "기존 내시경 조직검사는 의심되는 부위를 절제한 뒤 현미경으로 조직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걸리고 정확도도 떨어진다"며 "이번에 개발된 현미경을 제품화할 경우 실시간으로 암세포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의료 분야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전 세계 의료용 내시경장비는 일본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매우 높지만 국내 내시경 업체 및 병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시제품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년 내 상용화해 우리 기술이 새로운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기술은 광학분야 학술지인 옵틱스 익스프레스(Optics Express) 3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