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경기 침체 장기화와 물가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생활비를 아껴 주는 '에너지 고효율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 하수도 요금이 지난달 청구분부터 평균 15%가 올랐으며, 지난해 두 차례나 오른 전기요금은 또 다시 인상이 검토되고 있어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올 여름 관리비 부담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에 건설사들이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에 에너지 관련 비용 부담을 덜어 주는 에너지 절감 설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강동구 고덕동에 4월에 분양하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 가이드라인'을 적용 받는 첫 아파트다. 기존 일반 아파트보다 난방에너지를 20~30% 이상 절감하고, 단지 내 생태면적률 40% 이상, 총에너지 소비량의 3% 이상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시설 등이 적용된다.
리모델링이 용이한 '기둥식 플렛플레이트 구조'를 적용해 입주 후에도 입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구 구성원수 변경 등)에 따라 평면을 편리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든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자이'는 전열 교환 환기 시스템이 눈에 띈다. 전열 교환 환기 시스템은 전열 교환 방식을 사용해 에너지 절감과 청정한 실내 공기 유지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설비다.
전열 교환 방식은 대표적인 에너지 절감 시스템으로 꼽힌다. 집밖의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고 집안의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너지를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욕실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층상 이중 배관 시스템도 설치한다.
신안종합건설이 짓는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리베라2차'는 고성능 로이(LOW0-E) 이중창 유리는 물론 대기전력 차단 스위치 및 콘센트를 적용해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는 시스템을 적용한다. 로이유리는 창 표면에 은(Ag)으로 코팅해 일반 유리 대비 약 40%의 냉난방비가 절감되는 유리다.
알뜰 평면 구성도 눈에 띈다. 천정고를 기존아파트보다 10cm 높은 2.4m로 설계해 개방감을 높였고, 그 동안 시공비 부담으로 중대형 중심으로 적용한 알파룸을 중소형에도 설계해 공간 활용도도 높였다. 59㎡는 거실통합형, 72㎡와 84㎡는 거실통합, 주방통합, 거실·주방통합형 설계로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방의 개수를 늘리거나 아니면 거실 또는 주방을 넓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한화건설이 대전 노은4지구에 분양한 '대전 노은 한화꿈에그린', 동익건설이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 A124, 15블록에 분양 중인 '별내신도시 동익미라벨' 등에 신재생에너지 및 알뜰 시스템을 적용키로 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비슷한 조건의 입지라고 한다면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곳은 커뮤니티 시설이거나 평면 특화"라며 "최근에는 주택 건설업체들이 차별화된 평면개발과 함께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가계경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시스템을 적용한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뜰 시스템을 적용한 아파트의 경우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알뜰 공간 특화를 적용시킨 아파트는 활용도를 높여 비용은 물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며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이런 아파트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고, 건설사들도 절약 시스템을 앞으로 더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