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정책 협조 의지를 다졌다.
현 부총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에서 "기재부와 한은이 경제에 대한 상황 인식을 같이 하고 정책 조화를 이루는 데 앞장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총재는 한은의 신망이 두텁고 한국 경제에 대한 통찰력도 있으신 분"이라며 "물가·고용·지속성장·위기관리 분야에 모두 능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한국경제에 대해 고민하는 총재의 역할을 잘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흔히 기재부장관과 한은 총재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로 표현된다. 거시경제정책과 통화신용정책에는 적절한 긴장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은의 독립성 문제가 자주 불거진다.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직접 한은을 방문해 총재와 만난 것은 높은 상징성을 갖는다. 지난해에도 현 부총리와 김중수 전 총재가 회동한 적이 있지만 한은이 아닌 서울 시내의 한 곰탕집에서였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 윤증현 전 장관이 한은을 찾았다.
한은의 독립성 확보와 한은법 개정 논의가 불타올랐던 노태우 정권 당시에는 한은 직원들이 이규성 전 재무장관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부총리가 한은을 방문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물음에 현 부총리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도록 해야 한다"며 "74년도 한은 입행 출신으로서 새 총재를 축하해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주 만나) 경제 상황에 대해 의논하는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총재는 회동 이후 "경제를 보는 시각을 공유하자는 얘기를 주로 나눴다"며 "두 수장 간 협의체를 정례화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만나겠다는 수준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 부총리와 이 총재가 경기 개선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 경제상황 등 대외 불확실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은과 경제를 운용하면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재정 등 정부의 경제정책과 통화정책간의 조화를 이룸으로써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