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삼성생명 지분을 매도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계열사들은 모두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최근 잇따라 이뤄지고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120만6380주를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1193억1098만원으로, 23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주식을 처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일기획도 같은 날 이사회를 통해 삼성생명 주식 42만5560주를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고, 삼성정밀화학 역시 94만4090주를 매도키로 했다고 밝혔다. 처분금액은 각각 420억8788만원, 933억원 규모다.
반면 삼성카드는 보유하고 있던 삼성화재 주식 29만8377주(0.63%)를 삼성생명에 전량 매도하기로 했다. 처분금액은 711억6300만원이며, 투자재원 및 운전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기 등 계열사들이 최근 신사업에 나서면서 투자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건희 회장과 에버랜드가 40% 가량의 삼성생명 지분을 가지고 있고 삼성전기, 제일기획, 삼성정밀화학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1%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볼 때 이번 처분에 재원 확보 목적 외 별다른 의미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이 계열사 합병 등을 통해 거미줄처럼 복잡한 그룹의 지배구조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며 "지배구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계열사들의 삼성생명 지분 정리를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단순화, 보다 안정적인 승계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각에서는 향후 중간지주회사 제도 도입시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