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기업 수익성 악화 및 대체 상품의 등장으로 선불카드 사용량이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업계의 선불카드(기프트카드) 이용실적은 1조2102억원으로 지난 2010년(2조3743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선불카드는 신용카드업자가 대금을 미리 받고 이에 상당하는 금액의 카드를 발행하기 때문에 자금 유입 시점과 선불카드 실제 사용시점 사이의 기간동안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카드사들은 이같은 수익을 얻기 위해 선불카드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처럼 선불카드 사용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기업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불카드는 기업들이 명절 선물이나 경품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기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지자 이런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이익률은 4.6%로 지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가장 적극적으로 선불카드 사업을 추진한 삼성카드의 경우 선불카드 실적이 지난 2010년 1조443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575억원으로 무려 82%나 급감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프트카드의 경우 법인용 선물로 많이 판매됐었는데 기업 수익이 줄어들자 수요가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상품권(기프트콘) 등 대체상품이 늘어나는 것도 선불카드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바일상품권 시장은 나날이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1600억~1700억원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선불카드가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등에서 사용이 제한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박모(35·여)씨는 "최근 선물로 기프트카드(삼성카드)를 받아 대형할인점에서 이용하려고 했는데 사용이 불가능한 가맹점이라는 말에 다른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며 "소비자 편의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