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팬오션(옛 STX팬오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깜짝 흑자전환을 기록했다.
팬오션은 올 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97억원, 당기순이익은 369억원으로 각 800억원과 6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고 8일 공시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잠정 매출액은 3499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67.0% 줄어들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30.4% 증가했다.
팬오션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음에도 성과를 낸 것은 지난해 11월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뒤 원가 절감과 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지난해 해운시황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법정관리에 돌입했으나 기존 대형 화주들과의 장기계약, 점진적인 영업 재개·확대 등을 통해 실적을 점진적으로 개선해왔다. 화물 및 용대선 계약 성사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활력을 찾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기존 대형화주와의 장기계약을 유지하고 포스코, 현대제철, 한국전력 등 국내외 대형화주들과의 영업을 재개하거나 확대하면서 차근차근 실적을 개선해 왔다"며 "운항선박 역시 130여 척으로 증가하는 등 회생 신청 이후 거의 중단됐던 영업 활동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컨테이너 사업부문은 1973년 조직 창설 이래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 흑자를 냈다.
연료비 절감, 운항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원가 절감은 실적 개선의 한 축을 담당했다. STX그룹 계열에서 분리된 뒤 연료유 직접 구매, 에코-스티밍(Eco-Steamin) 운항, 해외법인 축소 등의 노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도 확보했다. 회생계획안에 따라 20척의 선박을 매각해 1억5000만 달러를 확보했으며 현재 연수원 및 부산 사옥 등의 매각 추진도 검토 중이다.
팬오션 관계자는 "해운시장 불황 속에서도 9개월 만에 영업익 흑자전환을 달성해 회생계획안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다"며 "경영환경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만큼 회생계획안을 달성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