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배우 장동건(42)이 영화 '우는 남자'(감독 이정범)에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킬러'가 된다.
'우는 남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살아가던 킬러 '곤'이 조직의 마지막 명령으로 '모경'(김민희)을 만나고, 임무와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액션 드라마다.
장동건은 어렸을 때 엄마에게 버림받고 미국에 혼자 남겨져 냉혹한 킬러로 자라게 된 '곤'이다.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던 중 치명적인 실수로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고 엄마의 고향인 한국으로 오게 된다.
장동건은 8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TV, 영화에서 킬러는 도시적이고 표피적으로 표현되는 게 많다. 이번 영화에서는 킬러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가 어떻게 현실에 발을 붙이는지를 그리고 싶었다. 외적인 킬러의 모습도 있지만, 그 안에서 곤이 가지고 있는 사람의 감정에 집중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액션에도 공을 들였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액션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훈련돼있는 프로페셔널한 액션이 필요했다. 기존에 체력만 가지고 할 수 있었다면 이 영화는 기술이 필요했다. 훈련도 많이 하고 준비기간도 길었다."
4~5개월 동안 4시간씩 주 4회 정도 운동했다. "영화 준비 전에 체력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힘들었다. 한 달 정도 지나고 나서는 재미도 느끼면서 에너지도 많이 생겼다. 이제껏 액션을 하면서 몸이 좋아야 하는 역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몸을 만드는 노하우가 부족했다. 영화가 거의 다 끝나고 나서야 몸이 완성됐다. 다음에도 그런 캐릭터를 준다면 타이밍을 잘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죽여야 하는 상대 김민희를 지키는 것은 딜레마였다. "모성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모경을 통해 모성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세계가 전복되는 상황이 왔을 때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털어놓았다.
"모경 역할에 누가 캐스팅될까 걱정이 많았다. 김민희가 캐스팅됐다는 말을 듣고 안도했다. 20년 넘게 상대 여배우와 작업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알에서 깨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김민희가 최근 그런 경험을 한 것 같다. 기대했던 만큼 깊이 있는 감정을 소화해줘서 고마웠다."
이정범 감독이 '아저씨' 이후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장동건은 "'아저씨'를 굉장히 좋아했다. 엄밀히 따지면 '아저씨'와 다른 영화면서 비슷한 영화이기도 하다. 같은 감독님이 만들었고 정서가 비슷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의 삶과 이야기가 다르다. 영화 외적으로 액션 콘셉트는 굉장히 다르다. 액션 장르라는 공통점만 있다"고 분리했다.
장동건은 "한편으로는 '아저씨'와 달라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농담 삼아 감독님에게 '아저씨'와 '우는 남자'를 했으니 다음 3부작에서는 '우는 아저씨'로 나와 원빈이 함께 출연하는 게 어떨까 제안한 적이 있다. 감독님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앞서 '마이웨이'(2011) '위험한 관계'(2012) 등이 잇따라 실패하며 흥행에도 욕심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흥행에 목말라있는 상태다. 내가 출연하지 않은 영화를 보면서 나름대로 흥행을 점쳤는데 계속 틀렸다. 흥행은 불가항력적인 것들인 것 같다. 다만 감독님과 영화를 찍으며 다짐한 건 흥행은 우리의 것이 아니니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자는 거였다. 지금 심정도 그렇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기대했다.
'우는 남자'는 6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