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강동원(33)이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부의 축적을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악인을 연기했다.
강동원은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전에도 악한 역할은 했지만, 이번 '조윤'이라는 캐릭터는 다르다. 수동적인 악역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자의적 악인이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악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지금까지 한 역할 중 가장 힘이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강동원은 나주 대부호이자 전라관찰사인 조 대감의 서자로 19세에 조선 천지에 당할 자가 없는 최고의 무관이 된 실력을 갖췄다. 그럼에도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한이 있는 인물 '조윤'을 연기했다. 관과 결탁해 악랄한 수법으로 백성을 수탈하며 '땅 귀신'이라는 악명을 얻는다.
윤종빈(35) 감독은 "단순한 오락영화였으면 강동원을 나쁘게 그렸을 것 같다. '조윤'이라는 인물에게 악인이 된 이유를 준 것은 착한 사람들은 왜 착한지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나쁜 사람은 왜 나쁜지에 대해 설명해야 세상이 보일 것 같았다"고 밝혔다.
강동원의 반대편에는 하정우(36)가 섰다. 강동원은 "나와 정반대 캐릭터를 연기한 하정우 캐릭터를 보며 부럽고 연기해 보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머리 밀고 분장하는 걸 보면서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도 했다. 촬영이 너무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하정우는 "강동원이 군 제대 후 4년 만의 복귀작이라 의욕이 넘쳤다. 트레이닝도 제일 먼저 시작했다. 동원이 먼저 열심히 연습해서 같이 액션 맞추기가 버거울 정도였다"고 추어올렸다.
하정우는 최하층 천민인 백정 출신 '돌무치'를 맡았다. 돌덩이 같은 몸과 장사의 힘을 가졌지만, 밟으면 밟히는 것을 당연시했다. 어머니와 동생이 불의의 사고로 죽고 군도에 합류하면서부터 뒤바꿈한다는 뜻의 도치라는 이름으로 쌍칼을 휘두르는 군도의 에이스로 거듭난다.
하정우는 삭발을 한 채 어리바리한 백치로 등장한다. "내가 애를 써봤자 강동원이랑은 게임이 안 됐다. 철저히 재미를 주고 싶었다. 돌무치가 자세를 잡지 않고 귀염성은 끝까지 가져가고자 했다. 내 계획이 연기로 표현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윤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끝내고 나니 너무 지쳤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지쳐있는 것 같고 집단 우울증세를 겪고 있는 느낌도 받았다. 뭔가 이 세상의 변화에 대한 희망을 놓아버린 느낌이었다. 치유해줄 수 있는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군도: 민란의 시대'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한 조선 철종 10년, 백성의 편에 서고자 했던 도적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다룬다. 도적의 정신적 지주 '땡추' 이경영, 도적 두목 '대호' 이성민(46), 양반출신 도적 '이태기' 조진웅, 괴력을 자랑하는 도적 '천보' 마동석(44), 군도 무리의 홍일점 '마향' 윤지혜(35), 조윤의 아버지 '조 대감' 송영창(56), 조윤의 오른팔 '양 집사' 정만식(40), 폭정에 시달리는 나주 백성 '장씨' 김성균(34), '돌무치 어머니' 김해숙(59), 돌무치 여동생 '곡지' 한예리(30) 등 호화 출연진이다.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