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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명량’ 관객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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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근거한 판타지…“우리시대 이순신 정신 필요”

[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김한민 감독은 "철저한 고증 아래 사실적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명량'의 흥행 대성공 요인을 "철저한 한국형 판타지가 탄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영화 속 이순신 장군은 역사의 위인인 동시에 시대가 바라는 판타지적 영웅이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명량'의 흥행속도도 판타지다. 개봉 첫날 68만명을 모으더니 이틀만에 100만명을 영화관으로 불렀다. 평일 처음으로 98만명을 넘기더니 이후 하루 125만명을 불러들이는 불가사의한 괴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매일 새로운 기록을 썼고, 급기야 역대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다. 한국영화 흥행성적 정상을 장기집권하던 '괴물'(1301만명·2006)을 넘어서는 데 17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아바타'(1362만명·2009)의 기록을 깨는 데 18일이 걸렸다. 두 영화는 각 8, 5년 만에 '명량'에게 자리를 내줬다.

영화평론가 송낙원 교수(건국대 영화전공)는 "이순신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인 힘이 관객의 숨통을 트이게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순신은 예수님과 부처님과 같은 종교적 인물이 아니다. 민족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인물이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인 '이순신'에 자발적인 민초의 힘을 다뤘으니 이 시대에 먹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명량'이 1위로 등극하기까지는 가시지 않는 사람들의 한숨, 그 속에서 숨 쉴 곳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염원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와 '윤 일병' 사건이 대표적이다. 스스로 희생하는 영웅, 끊임없이 고민하는 인간 이순신을 배우 최민식은 절절하게 표현해냈다. 이순신의 불안과 고민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할리우드 판타지에서 볼 수 없는 한국인의 정서가 '명량'에는 있었다.

영화는 1597년 임진왜란,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워 승리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바탕으로 한다. 전쟁 신은 러닝타임의 절반에 가까운 61분이다. 이는 스토리텔링을 포기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영화 초반이 지루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후반 전쟁장면의 몰아치는 힘은 상당하다. 적절한 긴장감부터 통쾌한 성취감까지 십분 살렸다. 게다가 "충은 의리다. 의리는 왕이 아닌 백성에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충은 백성을 향하는 것이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등 시대가 듣고 싶어 하는 대사들로 넘쳐난다.

송 교수는 "영화의 시나리오나 연출력은 김한민 감독의 전작 '최종병기 활'보다 엉성한 편이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영화가 나와 줬다. 누군가 등장해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현재 이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하지만 과거에는 존재했던 판타지적 인물을 보여줬다. 이 영화야말로 엔터테인먼트 영화의 가장 좋은 예"라고 지적했다.

또 "영화적인 픽션도 좋았다. 이순신 장군이 직접 단칼로 겨루는 장면이 단적인 예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는 포 싸움이었기에 가능했다. 절대 함께 싸우지 않았다. 정확한 고증에 의한 영화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 판타지 영화'라고 표현해야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해무' 속 주인공들과도 차별성을 뒀다. "그 영화들의 인물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처럼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짚었다. '명량' 속 이순신은 온 국민이 단번에 같은 이슈를 공유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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