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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혁, 연극 그 막막하고 두려운 존재여…'프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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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제가 가장 당황한 부분이, 연습을 하고 공연 전날 리허설을 하는데 마이크를 안 채워주더라고요. 하하하."

한국 초연 '프라이드(The Pride)'로 연극에 데뷔한 그룹 '클릭비' 출신 가수 오종혁(31)은 이처럼 너스레를 떨었다.

 "안 차는 공연도 있다는 걸 들었는데, 연습 때는 음향팀이 계속 있었거든요. 누군가에게 물어봤더니 (연극은) 안 찬다고 하셔서. 제 목소리가 전달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객석 전체에 전달하는데 힘들까 걱정이 됐죠."

오종혁은 최근 뮤지컬 '그날들' '블러드 브라더스'로 일취월장하며 연극 무대의 문까지 두드렸다.

특히 첫 연극으로 1958년과 2014년을 넘나들며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프라이드'를 택해 관심을 끌었다.

배우 출신 알렉시 캠벨의 작가 데뷔작으로 2008년 영국 내셔널 시어터에서 첫 선을 보였다. 1958년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필립'과 자신을 인정하는 '올리버' 그리고 2014년 스스로에게 당당한 필립과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듯 하지만 트라우마를 지닌 올리버, 그리고 두 시대 모두 그들을 인정하는 '실비아'와의 관계를 그린다.

오종혁은 1958년에는 신사답고 다정다감하지만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동화 작가, 2014년에는 예민함과 충동적인 행동 때문에 연인인 필립에게 상처를 주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게이 잡지 컬럼니스트 올리버를 연기한다.

그는 "연극이라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소재나 그런 쪽에서 어렵다기보다는 연극 자체가 처음이라서요. 대본을 봤을 때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어요. 오직 연기만으로 소화를 해야 해서요. 저 혼자서는 힘들 것 같은데 연출님이 잘 끌어주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죠. 공연이 끝날까지 많이 성장해 '프라이드'에 누가 되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극은 성에 대한 이야기보다 사회의 억압과 갈등 속에서도 사랑과 정체성, 자긍심을 찾아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1958년에는 체면을 중시하고 규율에서 벗어나는 걸 두려워하는 부동산 중개업자, 2014년에는 따뜻한 마음씨의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필립'을 연기하는 이명행은 "단순히 성소수자 이야기에만 머물지 않는다"면서 "'나는 누구인가'로 질문을 확장할 수 있어요. 공연을 보고 '힐링'됐다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라고 알렸다.

김동연 연출은 "동성애가 소재고, 수위도 센 편이라 한국에서 선보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성소수자의 이야기지만 결국 자아를 찾는 이야기더라"고 설명했다. 작가 지이선씨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국적인 상황에 맞게 수정을 하려 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살리에르'의 정상윤이 이명행과 함께 필립,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와 '수탉들의 싸움'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배우 박은석이 오종혁과 함께 올리버를 나눠 맡는다. 연극배우 김소진과 김지현이 실비아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최대훈, 김종구가 출연한다.

한편 제목 '프라이드'는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행진인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따왔다. 1970년 스톤월 항쟁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와 행진이 확장됐다. 11월2일까지 볼 수 있다. 러닝타임 140분(인터미션 15분 포함).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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