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은퇴하면 은퇴 직전 소득의 60% 수준에서 생활을 꾸려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삼성생명이 최근 서울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은퇴자 5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은퇴가구의 은퇴 직전 평균 소득은 400만원, 은퇴 후의 소득은 2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은퇴가구의 주 소득원은 연금소득이지만 소득이 낮은 은퇴가구의 경우 자녀나 가족, 친지로부터 받는 지원금에 의존한다.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은퇴가구의 소득은 점점 줄어들고, 지출도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가구의 지출 중 가장 큰 항목은 식비였다. 은퇴가구는 월 평균 약 50만원을 식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매달 월세와 관리비 등 주거비로 20만원, 경조사비로 13만원, 보건의료비와 여가비로 각각 10만원씩 지출했다.
은퇴 후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항목은 보건의료비인 반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자녀교육비였다.
은퇴가구 4가구 중 1가구는 여전히 부채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구는 은퇴 후에도 매월 평균 30만원씩 부채를 상환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은퇴가구의 전체 자산 중 대부분은 부동산 자산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전체 은퇴가구의 총자산은 평균 4억2500만원이었다. 이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85%에 달한 반면 금융자산의 비율은 11.8%에 그쳤다.
하지만 은퇴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소유한 집을 처분해 노후생활 자금으로 활용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주택에 대한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할 때 위험회피 성향이 강한 노년기에 부동산을 처분해 이자소득을 얻고자 하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은 것같다"고 설명했다.
집 규모를 줄여 생활비로 활용하겠다는 은퇴자의 경우 ▲집 규모 축소 ▲집값이 싼 지역으로 이사 ▲주택연금 제도 활용 ▲집 처분 후 실버타운 이사 등의 순으로 선호도를 표시했다.
은퇴가구의 절반 이상은 자신들이 가진 자금이 은퇴 생활에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여가생활에 만족한다고 느낀 은퇴자들도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정보 부족이 만족스런 여가 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나타났다.
은퇴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가활동은 TV시청·산책·친목모임 등으로 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여가활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박기출 은퇴연구소장은 "한국인의 은퇴준비지수는 100점 만점에 56.7점으로 '주의' 수준"이라며 "은퇴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건강, 일과 여가, 타인과의 관계 등 여러 사항을 염두에 두고 은퇴 전부터 차근 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