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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런 소재 다룬 게 큰 의미"… 비정규직 투쟁기 영화 '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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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비정규직 문제는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소재의 영화가 뒤늦게나마 만들어진다는 데 큰 의미가 있고 꼭 만들어져야 한다고 봤어요. 그래서 저도 흔쾌히 제작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런 영화에 참여한다는 건 저에게 대단한 영광이고 중요한 기회였습니다."(부지영 감독)

대한민국 비정규직 노동자는 823만명이다. 전체 임금 노동자의 44.7%이고 그 중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443만명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나라 노동 현실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최대 이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영화 한 편이 개봉한다. 대형 마트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기를 다룬 '카트'(감독 부지영)다.

대한민국 대표 마트 '더 마트'의 여성 직원들은 "마트의 생명은 매출, 매출은 고객, 고객은 서비스"를 외치며 힘든 상황에서도 웃는 얼굴로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회사로부터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는다. 이대로 삶의 터전을 뺏길 수 없는 여성 노동자들은 노조를 조직해 회사에 맞선다.

영화 '카트'는 주류 영화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이야기다. 한국사회에서 점차 심화하는 노동 현실의 문제를 대중영화의 품에 끌어안기 위해 기획됐다.

부지영(43) 감독이 '카트'의 시나리오를 받은 건 2년 전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상업 영화의 틀 안에서 만들고자 하는 용기가 대단해 보였다"고 한다. 부 감독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은 뒤 자료 조사에 들어갔다. 실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드라마적인 요소를 살리는 데 노력했다. "여성 노동자가 주로 포진한 마트 중심으로 자료를 조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했던 사건을 조사하는 데도 시간을 할애했다. 그 결과물이 '카트'다."

부지영 감독은 '카트'라는 제목에 다양한 의미를 담으려고 했다. 마트는 고객의 공간이지만 영업이 끝나면 노동자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카트는 고객의 물건을 실어 나르는 도구일 뿐이지만 이들이 투쟁을 해나갈 때는 다양하게 변신한다. 밥차가 되기도하고 이들의 의지를 표현하기 위한 문구를 써 달아 놓는 걸이가 되기도 한다. 영화 후반부에선 노동자의 의지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카트를 밀고 나가면서 투쟁을 다짐한다.

부 감독은 "'카트'는 가제였지만 바꿔야 할 필요를 못 느꼈다"며 "우리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단어로 매우 적확하다"고 말했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연기자 대부분이 여성이다. 영화가 담은 명확한 메시지 덕분에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염정아는 마트 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선희'를 맡았다. 문정희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싱글맘 '혜미'를, 김영애는 마트 안 청소노동자 '순례'를 연기했다. 이밖에도 김강우, 천우희, 황정민, 그룹 '엑소'의 도경수(디오) 등이 출연한다.

염정아(42)는 "마트 노동자의 삶에 공감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염정아가 연기한 '선희'는 마트의 모범 직원이다. 하지만 해고를 당하면서 투쟁의 최전선에 선다. 노동자의 권리에 무지하던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성장한다.

"저도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잖아요. 선희와 저는 그저 성실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공감이 됐습니다. 3개월 내내 마트 옷을 입고 촬영했어요. 투쟁의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했고요. 자연스럽게 '선희'에 빠져들었습니다."

영화는 투쟁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촛불화제나 경찰의 물대포 진압 장면이 그것이다. 촛불문화제 장면에는 실제 노동계 인사가 카메오로 참여해 이들의 시도를 응원했다.

문정희(38)는 노조의 리더 '혜미'를 맡았다. 그는 부당해고 경험이 있다. 그래서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데 더 앞장선다.

"바로 내 옆에 있는 이웃의 이야기였고, 저 또한 이런 상황에 얼마든지 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영화가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는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영화가 조금이나 사회를 바꾸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해요."

20년 동안 청소노동자로 살아온 '순례'를 연기한 김영애(63)는 "내가 그분들의 삶을 제대로 표현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게 일하는 분들의 현실을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카트'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카트'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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