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이스라엘 국민들이 미국 에너지 재벌 노블에너지와 수 십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를 거래하는 안에 동의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반발해 7일(현지시각)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고 영국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가 보도했다.
4000여 명의 이스라엘 국민들은 텔아비브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모여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과 북서부 무역도시 하이파, 남부 도시 비어셰바에서 시위를 일으켰다.
이번 시위는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반대하던 아리예 데리 이스라엘 경제장관이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시위대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미국 노블에너지·이스라엘 델렉그룹간 거래가 성사되면 이들 기업이 이스라엘의 천연가스를 독점하게 될 거라고 우려했다. 시위대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가스 도둑(gas theft)', '가스는 우리 것(This is our gas)'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주요 도로 교통 흐름을 막으려는 시위대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2009~2010년 지중해 연안 타마르와 레비아탄 가스전에 묻힌 다량의 천연가스를 발견했지만 데리 전 장관과 공정거래 당국의 반대로 개발을 추진하지 못했다. 타마르 가스전에서는 천연가스 추출에 착수했지만 이보다 훨씬 큰 레비아탄 가스전 개발은 반대에 부딪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야당인 하다쉬당 도브 케닌 의원은 하이파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해 "거래안을 승인한다면 정부는 타락하게 될 것이고 향후 노블에너지와 델렉그룹의 손에 놀아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천연자원이라는 '선물'을 재벌 기업들에 내팽겨치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케닌 의원은 "이 시위는 경제적·사회적인 이슈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가 걸린 문제"라며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