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10월 초 추석 명절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당적 정리를 요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초당적 공부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가 30일 공식 출범하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바른정당 고문인 김무성 의원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4선 정진석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를 견제하겠다'는 명분으로 양당의 초당적 공부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모임 출범식에는 한국당내의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성태·김학용·이군현·홍일표 의원 등 20명 가량이, 바른정당에선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세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하태경·정운천 최고위원 등 핵심 당직자 10명 정도가 참석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모든 정치적 이념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복지 포퓰리즘 정책을 보면 임기 5년간 나라의 금고를 탕진하기로 작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석 의원도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최저임금 인상·원전공사 중단 등 국가의 정책을 흔들 여러 정책을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남발하고 있다”며 “정파와 정당을 초월하고 각계각층이 참여해 서로 생각을 밝히고 공유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위한 물꼬를 트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김 의원은 세미나 직후 백브리핑에서 "이 모임이 지금은 정책연대로 시작하지만 결국 양당 통합의 기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고민도 하고 있다.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고, 정 의원도 "시작했으니 거듭할수록 (양당 통합) 논의들이 진전되고 살이 붙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유한국당내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학용 의원이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시사한 것도 심상찮은 대목이다.
김 의원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과거 전두환 대통령도 스스로 탈당을 하셨는데 저는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조금이라도 보수를 생각하고 새누리당, 지금 자유한국당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있다면 본인를 위해서도 그렇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스스로 탈당해 주시는 것이 저는 맞다고 본다"며 "최소한의 무언가는 있어야지 국민들 입장에서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신뢰를 보여주고 또 보수가 대통합하는 그런 계기가 마련되리라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을 사실상 종용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어 김 의원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당명을 가지고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29일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黜黨)과 친박 핵심 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가 있으면 보수 통합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구(舊)체제와의 단절을 진행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소위 8적이라고 불리는 의원들의 출당을 조건으로 제시했었다”며 “이 조건만 충족된다면 합당까지도 다시 논의해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