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06 (토)

  • 흐림동두천 -5.1℃
  • 맑음강릉 2.1℃
  • 구름많음서울 -1.6℃
  • 맑음대전 -2.3℃
  • 맑음대구 0.7℃
  • 맑음울산 -0.1℃
  • 맑음광주 0.3℃
  • 맑음부산 2.2℃
  • 맑음고창 -3.0℃
  • 맑음제주 4.2℃
  • 맑음강화 -2.2℃
  • 맑음보은 -5.5℃
  • 맑음금산 -4.8℃
  • 맑음강진군 -1.9℃
  • 맑음경주시 -3.6℃
  • 맑음거제 -0.3℃
기상청 제공

문화

왕릉 의례 절차는 왜 시대마다 변했나? 조선시대 왕의 '능행길' 실체

URL복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조선시대 능행(陵幸)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문화재청과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을 통해 공개하였다. 능행(陵幸)은 조선시대 국왕이 선대 왕이나 왕비의 능에 제사를 지내거나 참배하기 위해 행차하는 일을 말한다.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강제훈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능행의 목적과 의미 규명, 궁궐에서 왕릉으로 가는 능행 행렬의 구성과 능행 경로 파악, 실제 능행 사례를 분석했으며,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밝혀졌다.


첫째로, 의례를 위한 공간으로서 조선왕릉이 가지는 독특한 특성과 왕릉 의례 절차의 시대적 변화를 분석하여 능행의 의미를 새롭게 규명하였다. 조선왕릉은 정자각을 중심으로 살아있는 사람들이 의례를 행하는 공간이 죽은 이를 모신 공간 못지않게 크고 중요하게 조성되어 왕릉 내에서 의례가 활발히 행해졌다. 조선 후기에는 기존에 별도의 사당에서 지내던 기신제를 왕릉에서 지내기 시작하였고, 왕이 직접 행하는 의례 절차가 확대되었는데, 이를 통해 능행이 국왕의 정통성을 확인하는 행위라는 의미가 점차 강화되었다.

둘째로, 능행 행차의 구성과 규모가 시기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밝혔다. 능행에는 국왕의 행차 구성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소가노부가 사용된다. 조선 초기 능행 규모는 시위 병력과 의장, 동반하여 따라가는 문무백관을 포함하여 4,500명 내외로,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조정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농민병 중심에서 직업병 중심으로 국역(國役) 체제가 변화함에 따라 능행에도 상비병 동원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능행의 규모는 일정하지는 않지만 대략 2,900~4,000명, 많으면 6,400명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셋째로, 능행 행차에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편성된 악대의 구성과 시대적 변화를 처음으로 조사했다. 조선 초기에는 어가 앞에 악대가 있었으나, 조선 후기에는 선전관청 소속 악대가 어가 앞뒤에 배치되었다. 행차 중에는 삼현육각(피리, 대금, 해금, 장고 등)을 맡은 악대와 취타악기(태평소, 나발, 자바라, 북 등)를 연주하는 악대가 음악을 연주하며 함께 했다.

넷째로,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와 같은 연대기 사료에 기록된 능행 사례를 전수 조사하여 시대별, 국왕별, 왕릉군별 능행 사례와 특징을 분석하였다. 조선이 건국된 1392년부터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사망한 1926년까지 535년 동안 총 940회, 연평균 1.76회의 능행이 있었다. 태조대부터 성종대까지(1392~1494년) 능행이 한 해 한 번 이상은 시행되었던 반면, 연산군대부터 현종대까지(1494~1674년)는 능행이 백성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인식과 오랜 전쟁 후 회복을 위해 능행 횟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하지만 숙종대를 기점으로 이후 능행이 활발해졌다. 특히 동구릉이나 서오릉 같은 왕릉군은 무덤이 추가되면서 시점에 따라 왕릉 구성이 변화하는데, 왕릉군 형성 과정에 따라 능행 양상이 변화하는 내용을 분석한 것은 기존 연구에서는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관점이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분석을 기반으로 능행 경로를 추출하고, 조선시대 도로망을 바탕으로 한 지리정보시스템(GIS)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궁궐에서 왕릉을 오가는 왕복 경로도 지도상에 시각화하였다. 이는 향후 능행 행렬 재현 등 궁능 활용 콘텐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이번 연구 성과를 앞으로 조선왕릉길 여행 프로그램의 신규 경로(코스)를 기획하거나 조선왕릉 내 역사문화관의 전시를 개편하는 데 반영하는 등 궁능 활용 콘텐츠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며,  "또한 올해 후속 연구도 진행하여 능행 경로를 더욱 정밀하게 밝혀내고, 국왕이 능행 과정에서 백성을 위로하는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양상이 있음에 주목하여 능과 능, 능과 원·묘 간 이동 경로와 의례 시행 "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손정의 회장 접견 'AI 3대 강국 실현 위해 조언·제안 해달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만나 "한일 간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이 중요하다"며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 회장을 접견하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협력 과제 중요한 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손 회장을 향해 "대한민국이 세계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지향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는 첫눈을 귀히 여겨 서설이라고 하는데 손 회장님은 이전에도 김대중 대통령님, 문재인 대통령님 때 좋은 제안을 해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며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좋은 제안과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AI 기본사회를 소개하며 "상수도 하수도처럼 대한민국 내에서 모든 국민 모든 기업 모든 집단이 인공지능을 최소한 기본적 활용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인공지능의 위험함과 유용성을 알고 있는데 위험함을 최소화하고 유용성 측면에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손 회장이"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도움과 조언을 줬다"며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다른 남자 만나 격분 전 연인 50대 女 10여 차례 찔러 살해 54세 김영우 신상정보 공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을 알고 격분해 전 연인 50대 여성을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54세 남성 김영우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충청북도경찰청에 따르면 충청북도경찰청은 3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김영우에 대한 신상정보를 2025년 12월 4일∼2026년 1월 5일 충청북도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우는 지난 10월 14일 오후 9시께 충청북도 진천군에 있는 한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50대 여성 A씨의 차량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흉기로 A씨를 1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영우의 자백을 받아 실종 약 44일 만에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김영우는 충청북도 진천군에서 오폐수 처리 등의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범행 이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6시께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충청북도 음성군에 있는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행 형법 제161조(시체 등의 유기 등)제1항은 “시체, 유골, 유발 또는 관 속에 넣어 둔 물건을 손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