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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커버스토리】 0.78 한국의 미래...최악의 경로 가는 출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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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6.16명→2023년 0.78명 세계 최저 출생율 신기록
尹정부, 특단의 대책 포함 제4차 기본계획 수정안 곧 발표
청년·경쟁압력·불안이 원인, 사회 구조 변화 필요
서울시의회, “모든 저출생 정책 소득기준 없애자”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출생율 0.78,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는 아주 비정상적인 수치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의 인구 감소 수준이 중세 시대 흑사병 창궐 시기보다 심각하다며 경악할 정도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저출산 통계지표 주요 지표(안)’에 따르면 2000년 64만 89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22년 24만 9,186명으로 급감했고, 여성 1명당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같은 기간 1.48명에서 0.78명으로 수직 낙하했다. 올해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예측됐다. 10년째 OECD 국가 중 꼴찌다. 세계 유례가 없는 정도의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이대로 가면 2050년엔 성장률이 0% 이하로 추락하고 2070년엔 총 인구가 4천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0.78의 한국, 미래가 위험하다. 

 

#  서울 근교에 거주하는 워킹맘 A(37)씨는 오늘도 몸이 갈려나가는 느낌이다.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워킹맘’의 일상은 오늘도 반복된다. 2018년 아이를 출산한 A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육아에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2022년 여름 재택근무가 끝나면서 시간에 쫓기는 워킹맘의 일상이 시작됐다. A씨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이를 깨워 아침을 먹이고 인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시간은 오전 7시40분께. 회사에 도착하면 오전 8시50분 정도다. 회사 업무를 보고 퇴근해 어린이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후 7시 정도다.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이고 잠시 놀아주다 뒷정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밤 10시가 넘는다. 몸은 이미 천근만근이다. 육아는 대부분 A씨의 몫이다. 남편은 회사가 더 멀어 새벽같이 출근하고, 회식이나 야근 등도 잦아 퇴근시간도 들쭉날쭉이다.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  수도권 한 지역 언론사는 2021년 연말께 갓 결혼한 B씨를 신규 채용했다. B씨는 자료분석 및 교열 작업이 주 업무였다. 임신할 경우 재택근무하기로도 약정했다. B씨는 근무 3개월쯤 임신해 사전 약속대로 재택근무로 전환됐다. 하지만 B씨는 재택근무 기간 업무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 영세한 지역 언론사로서는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 회사는 B씨에게 육아휴직을 주고 1년 후 복귀하기로 했다. 그 기간 회사는 계약직 1명을 새로 고용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2023년 복귀하기로 한 B씨는 어떤 이유인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다. 퇴직하겠다는 의사도 없었다. 심지어 전화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회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 기간 회사는 퇴직금을 계속 적립하고 4대보험료를 지급해야 했다. 결국 회사는 B씨를 권고사직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는 젊은 여성을 채용하는 데 주저하게 됐다.

 

 

세계 최저 출생율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이다. 2006년 이후 역대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저출생에 대응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에 한국이 처한 구조적 문제와 함께 위 사례와 같은 정책 수용의 효용성 문제를 제기한다.

 

 

1960년 6.16명 → 2023년 0.78명 세계 최저 출생율 신기록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세~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로 인구통계 추계에서 활용하는 출생율 지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추이를 보면 1960년 6.16명(베이붐세대) → 1971년 4.54명 → 1983년 2.06명 → 1996년 1.57명(산아제한정책폐지) → 2002년 1.18명 ….2022년 1.48 → 2023년 0.78명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경제가 고도압축 성장할수록 출생율은 수직 낙하해 급기야 세계 최저 출생율이란 신기록을 세웠다. ‘합계출산율’이 2.1명을 유지해야 인구가 줄거나 늘지 않는 균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합계출산율을 집계하는 세계 217개 국가·지역 중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선진국 기준으로 삼는 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국가는 없다. 현재 OECD 국가 합계출산율 평균은 1.5명~1.6명 정도로 우리나라는 그 절반 수준이다. 더 문제는 2015년 이후로 한 번도 반등하지 못하고 10년 동안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인구는 50년 후 2072년에 3,622만명까지 떨어진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 보고서에서 노동인구 감소 등으로 2050년엔 성장률이 0%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너스가 될 확률도 68%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철희 교수는 202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우리나라 생산연령인구는 2045년 70.2, 2070년 46.4로 하락하고, 경제활동인구는 2045년 83.5, 2070년 46.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구변화로 노동인력 부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경제 전반에 노동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성장’뿐만 아니라 ‘분배’에서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세대 내 불평등 수준이 높은 고령층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제 전반의 불평등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년간(2021~2040년)의 불평등지수 상승폭이 과거 20년간(2001~2020년) 누적된 1.3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미래를 변화시키는 여러 동인이 있지만 인구구조 변화가 가장 중요한 동인이라고 말한다.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尹 정부, 특단의 대책 포함한 제4차 기본계획 수정안 곧 발표


정부나 정치권이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저출생을 대비하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가 2006년부터 15년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투입한 예산은 300조 원에 이른다. ▲1차 기본계획(2006~2010년) 19조 원 ▲2차 기본계획(2011~2015년) 60조 원 ▲3차 기본계획(2016~2020년) 144조 원 ▲2021년 70조 원 등이다. 초기 보육 지원에 주력했던 정부 정책도 차차 청년 노동, 노동 시장, 결혼 정책을 포함한 저출생 대응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출생율 반등은 없었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금까지 정책의 한계점을 인지해 2021년부터 5년간 추진되는 4차 기본계획에 ‘젠더’, ‘다자녀’ 등의 개념을 새로 포함해 저출산 극복의 원인을 더욱 확대해 나가는 수정 계획안을 2월이나 3월쯤 발표할 예정이다. 240여 개의 백화점식 사업, 명확하지 않은 정책 목표. 그리고 엄밀한 정책 평가가 수반되지 않은 사업들에 대해 지난 1년여 검증 절차를 마쳤다. 과학적 기반에 근거해 중장기 전략까지 포함한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4차 기본계획과는 별도로 올해부터 정부의 저출생에 대응한 새로운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올해부터 0세, 1세 부모에게 각각 100만원, 50만원의 부모급여가 지급된다. 모든 출생아에게 200만원씩 지급하던 첫만남이용권도 둘째아부터는 300만원으로 지원금이 확대됐다. 일하는 부모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됐다. 자녀 생후 18개월 내 부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 사용 시 첫 6개월 간 부모 각각 육아휴직 급여가 통상임금 80%에서 100%(월 최대 450만원)로 상향됐다. 또 육아기 근로자의 유연근무제 활용을 늘리기 위해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는 기업에 근로자 1인당 월 10만원을 지원한다. 저녁 8시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늘봄학교가 전국 6,175곳의 초등학교에서 전면 시행되고, 시간제 보육 제공기관을 올해 7월부터 1,285개 반으로 확대했다. 가정양육을 하면서도 필요한 시간에 언제든지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공기관도 2배 이상 확충했다.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를 위한 지원도 보강됐다.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에게만 지원하던 난임시술비, 고위험임산부 의료비, 미숙아·선천성 이상아 의료비 지원사업의 소득 기준을 폐지했고, 선천성 이상아 의료비 지원기한도 1년 4개월에서 2년으로 늘리고, 2년 후라도 의사 소견 시 예외기간을 인정해 지원한다.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신혼부부의 주택구매 자금 대출 소득 기준이 7,000만원 이하에서 8,500만원 이하로, 전세자금 대출은 소득요건이 6,0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대폭 완화되고,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도 신설했다. 오는 2월부터 이자율을 4.3%에서 4.5%로 인상하고, 납입한도도 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되었다. 청약 당첨 시, 분양가 80%까지 저리·장기 자금 지원이 가능하며, 결혼·최초 출산 시 우대금리를 추가 지원한다.

 

 

청년·경쟁압력·불안이 원인, 사회 구조 변화 필요


윤석열 정부가 올해 여러 강화된 정책을 시행하고, 곧 내놓을 제4차 기본계획의 새로운 버전을 봐야겠지만 과연 출생율 반등을 이끌어 낼지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총체적인 사회 구조”라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최저 출생율 사회로 진입한 원인과 관련해선 이미 여러 진단이 나와 있다. 주거문제, 사교육비, 출산 육아 환경, 여성의 경력 단절, 일자리 문제 등이 주로 거론된다. 뜯어보면 결국 한국 사회가 처한 모든 문제를 아우르는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낸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연구 보고서는 초저출생 원인을 1. 청년 2. 경쟁압력 3. 불안 3가지로 집약했다. 초저출생은 ‘청년’이 느끼는 높은 ‘경쟁압력’과 ‘불안’과 연관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해결하려면 고용률을 높이고, 집값을 안정시키고, 도시 인구 집중도를 낮추는 등 사회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용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청년(15-29세) 고용률은 2022년 46.6%로 OECD 평균(54.6%)보다 크게 낮다. 대학 졸업 나이와 결혼 연령대를 감안하여 25-39세 고용률을 보아도, 우리나라는 75.3%로 OECD 평균(87.4%)대비 12.1%p 낮다. 고용안정성이 좋지 않아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한 취업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취업 스트레스를 느끼는 청년이 늘고 있다. 또 소득과 부채 측면에서는 MZ세대(24-40세, 19년 기준)의 근로소득 증가세는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였던 반면 부채는 급증했다.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가 2022년 46개국 MZ세대 2만3천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걱정하는 사항으로 생활비를 꼽은 비중은 한국 MZ세대가 45%로 나타나 글로벌 MZ세대(32%)보다 높았다. 한국의 MZ세대는 31%만이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청년들이 느끼는 경쟁압력이 높을수록 희망자녀수가 적었다. 한국갤럽이 2022년 9월 전국 25-39세 남녀 2,000명(미혼자 1,000명+무자녀 기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경쟁압력을 많이 느끼는 청년일수록 희망자녀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부담도 영향이 컸다. 주거비를 연상했을 때 청년의 결혼, 출산의향이 급격히 떨어졌다. 미혼 및 무자녀인 사유를 설문한 결과  “결혼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취업, 생활안정, 집마련 문제 등)”, “양육비용이 부담되어서”를 가장 많이 꼽아, 고용·주거·양육 불안이 저출산의 원인임을 시사했다.

 

 

尹 대통령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1월 1일 신년사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저출산의 원인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국무회의에서는 저출생 문제를 국가 핵심 과제로 꼽고 “우리가 상황을 더욱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면서 “모든 부처가 함께 비상한 각오로 저출산 문제에 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저출생 문제 대응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다는 방침이다. 정치권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저출생 대책 공약을 연이어 발표했는데 모두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하고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육아휴직 급여의 75%를 휴직 기간동안 지급받고, 복직 후 6개월 이상 계속 근로한 것이 확인된 이후에 나머지 금액인 25%를 지급받는다. 육아휴직 급여 상한선이 150만원으로 설정돼 있는 데다 사후지급금 제도까지 있어 낮은 소득 대체율(기존 소득 대비 육아휴직급여로 받는 금액의 비율)은 부모의 육아휴직 급여 사용률을 실질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소로 지적돼 왔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022년 발표한 ‘모성보호제도 활용 관련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육아휴직 제도 개선 사항 1순위로 ‘육아휴직급여 인상’(28.9%)을 꼽았다. 이어 ‘육아휴직 기간 중 업무를 대신한 동료에 대한 보상지원’은 17.0%, ‘육아휴직 미허용 등 불이익 시 처벌 강화’가 15.6%, 사후지급금 폐지 11.0%, 육아휴직기간 연장 9.8% 등의 답변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1년 발표한 ‘육아 페널티의 현실, 육아휴직 사용권 보장을 위한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 사용자 비율은 한국의 경우, 여성 21.4명, 남성 1.3명으로 OECD 19개 국가 중 사용자 수가 가장 적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현행 150만원인 육아휴직 급여를 2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과 육아휴직 급여의 25%를 복직 후 6개월이 지난 후 일괄 지급하는 ‘사후지급 제도’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자가 회사에 육아휴직 신청서를 제출할 때 사업주의 승인 없이 육아휴직을 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육아휴직 자동개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휴직급여 인상 등과 함께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 특히, 중소 영세기업에 대한 지원이 실질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 고용의 88%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이 육아휴직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강화돼야 적극적인 육아휴직 사용 등 직장내 근무 문화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모든 저출생 정책 소득기준 없애자”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경고음을 울린 지 오래다. 핀란드에서 유학하는 한국 학생이 사교육비 부담이 한국 저출생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하자, 호주 출신 연구자가 “너희 교육 과열 문제 아주 오래되지 않았어? 왜 아직도 해결 안 되고 있어?”라고 반문했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경고등은 오래전에 켜졌는데 왜 문제 해결에 진척이 없을까? 남의 일, 먼 미래의 일처럼 접근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전략적인 사회 변화을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의회의 파격적인 제안이 눈에 띈다. 자녀 있는 가구라면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저출생 정책의 소득기준을 없애고, 공공주택과 금융지원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0~8세로 집중된 아동수당을 18세까지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1월 23일 오전 시의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형 저출생 극복모델’을 제안했다. 집행기관이 아닌 시의회에서 저출생 대책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 배경에는 심각한 서울시 출생율 저하에 있다. 서울시는 전국 합계출산율 0.78명에도 못 미치는 0.59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이 추세라면 서울시 합계 출산율은 0.5명대도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시의회는 저출생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적용 중인 소득 기준을 모두 폐지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신혼 및 자녀 출생 예정 가구라면 소득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다. 공공임대주택에 입주가능한 대상가구(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20% 이내, 2인가구 기준 월 600만원), 전월세 보증금 이자지원 대상(연소득 9700만원 이내), 서울형 아이돌봄비 지원(중위소득 150% 이하, 3인가구 기준 월 약 660만원)처럼 다양한 출생지원 정책의 소득 기준이 사라질 경우 그간 혜택을 받지 못했던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직접 수혜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 의장은 “누구에게든 기회를 부여한다는 게 오늘 발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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