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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사람】 타락과 광기의 시대, 그 근원에 관한 도발적인 탐구 〈자아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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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시작, ‘자아’의 발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현대 인류는 왜 정신이상에 가까울 정도로 서로를 죽이고 억압하고, 소수가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며, 사회적 불평등이 넘쳐나는 삶을 살게 된 걸까? 어째서 우리는 항상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근심, 걱정, 불안이 끊이지 않고, 아무리 많은 권력과 부를 손에 쥐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이 책의 저자는 현대 인류의 문제를 자아의 발현에서 찾는다.  

 

퇴보의 길을 걸은 인류 역사

 

이 책에 따르면 인류 사회의 변형은 ‘개인성’의 자각에서 출발한다. 인류는 기술적 진보와 혁신적 사고로 문명을 발전시켰지만 그 이면에 전쟁, 억압과 불평등, 환경 파괴 등의 사회적 병리 현상이나 성과 육체에 대한 수치심, 행복과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 우울증, 정서장애 등의 개인적 병리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인류가 자아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전쟁, 남성 지배, 사회적 불평등이 시작됐고, 인류는 집단 정신병을 앓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을 유발 하라리, 제래드 다이아몬드, 리안 아이슬러, 리처드 러글리, 콜린 윌슨, 팀 카서를 비롯한 저명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고고학·인류학·심리학·생물학 등 각 분야를 넘나들며 7년여간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원시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6,000년의 인류 역사의 흐름을 ‘자아폭발’을 중심으로 재구성한다. 


인류의 역사를 자아폭발 이전과 이후의 시기로 구분하고, 자아폭발을 ‘타락’이라고 지칭하며 인류의 역사는 진보가 아닌 퇴보의 길을 걸어왔다고 주장한다. 인류학자들은 수렵채집으로 먹고살던 선사시대 사람들이 1주일에 단지 12~20시간 정도만 식량을 찾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현대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이 당시에는 현대사회의 병리적 현상인 전쟁, 가부장제, 사회 불평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처럼 타락 이전 인류의 삶에는 근심 걱정이 전혀 없었으며, 즐거움과 기쁨으로 충만했다. 저자는 자아폭발 이전, 즉 선사시대의 인류는 우리보다 훨씬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타락 초월 시대’의 진입

 

하지만 기원전 4,000년에는 전쟁, 대규모 사회적 억압, 남성 지배 같은 사회적 폭력이 고질화됐다. 저자는 그 배경으로 자연환경의 변화를 지목한다. 기원전 4,000년 이전까지 수분이 많아 비옥했던 ‘사하라시아’ 지역에 살던 인류의 조상들은 평온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이 말라 버리면서 대규모 이주가 시작됐고, 환경의 적대적인 변화 속에서 인류는 개인성이 과도하게 발달되는 ‘자아폭발’을 겪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모성을 선호하던 성향은 부성을 선호하는 성향으로 바뀌었고, 비록 기술문명은 발달했지만 인류의 삶은 끔찍하고, 야만적이며, 너무나도 많은 슬픔으로 가득 차게 됐다.


저자는 현재 인류가 지난 수천 년간의 역사를 가득 채운 광기에서 벗어나려는 진화적 과정, ‘타락 초월 시대’라는 새로운 역사적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제 6,000년간 지겹게 이어져 온 광기의 시대를 끝내버리자며 우리를 독려한다. 남성 지배에 대한 인식 변화, 인간의 육체나 자연에 대한 건강한 관점 등도 인류의 미래가 희망적이라는 징후라고 언급한다. 6,000년은 인류에게 타락과 광기로 인한 악몽의 시대였으며, 마침내 인류는 깨어나기 시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라는 저자는 ‘우리는 이제 새로운 건전함의 시대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인류가 하나의 종(種)으로 자멸하기 전에 광기의 시대를 끝내고, 우리 모두 제때 건전함의 시대로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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