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3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美서 ‘효’ ‘부부 화목’ 가치 알린 김용철 화백의 예술 세계

URL복사

-LA 샌디에이고미술관 ‘생의 찬미’전 참가, 호평
-한국 전통과 현대 조화 이룬 독창적 구상화 작가
-독창적인 현대적 민화·화조도·문자도·모란꽃·수탉 작품
-강화 온수리교회 성베드로 성당의 멋진 ‘빛깔그림창’

 

"모란은 풍요와 행복을 상징합니다. 한국의 전통 가치인 ‘효’와 ‘부부 화목’을 통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알리고 싶었지요.”

 

지난해부터 3월3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에서 열린 ‘생의 찬미’(Korea in Color:A Legacy of Auspicious Images)에 참가했던 화가 김용철(75). 당시 33명의 작가들과 함께 출품한 김 화백은 다시 강화도 온수리 작업실에서 일상처럼 붓을 잡는다.

 

미국 LA에 사는 딸도 볼겸 샌디에이고미술관 전시 오프닝에 참여했던 일화를 펼쳐 놓았다. 미국 전시에는 모란을 소재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 또 ‘행복하세요, 사랑해요, 고맙습니다’ ‘joayo’ 등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한글을 읽고 느껴 볼 수 있도록 영어 알파벳으로 표기한 글을 써넣기도 했다.

김용철이 한글의 우수성과 한글이 가지고 있는 정서를 표현하고,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한국 문화와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작품 속에 녹여온 지는 오래 전부터다.

그는 우리 현대미술 작가들 중에서도 두드러지게 독창성 있는 그림을 그리는 몇 안되는 화가에 속한다. 대부분의 동년배 작가들이 추상 그림을 그리는 화단의 풍토에서 일관성 있게 구상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이다.

 

그는 민화나 우리의 옛 그림에 등장하는 화조도, 문자도, 모란꽃, 수탉, 장승, 해와 달, 구름 등을 오늘날의 재료와 방법으로 그려서 현대화해왔다. 색채는 불화나 탱화, 단청의 현란한 색감을 재현하기 위해 금속 안료와 원색 안료 또는 광택을 내는 바니스 등을 사용한다.

민화의 소재를 가져왔다고 해서 그의 그림이 고리타분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현란한 색채감각은 민화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강렬한 색채 대비와 더불어 형광발색의 색채와 금속성 재료 사용해 화면은 경쾌하기까지 하다. 메탈릭 재료의 사용은 그림을 장난스럽게 보이게 한다. 기운생동한 분위기도 가미된 현대적 감각의 민화로, 표현주의적이기도 하다.

 

#사회비판적 회화에서 ‘화합’ 뜻하는 하트 그림으로

 

“그림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작가는 1970년대에 다른 작가들처럼 심각하고 사회 비판적인 작업에 몰두했다. 군사정권의 암담한 현실 속에서 현실을 부정하며 사진작업이나 퍼포먼스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표출해내곤 했다.

 

1970년 GROUP-X 창립전 이후, 1980년초까지 주로 사진 매체와 회화기법을 접목한 실험적이고 사회비판적 작품을 발표했다. 그러나 1980년 광주사태 이후 작품이 바뀌기 시작했다. “더 이상 비판적이어서는 안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앞날을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84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연 개인전에서 그는 2m 길이의 대형 캔버스 위에 하트모양을 그리고 반짝이는 안료로 화면을 덮어 밝고 희망찬 그림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하트모양은 ‘화합의 정신’을 상징하는 심볼인 셈이었다.

“작가가 문화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은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1988년 이후에는 화조도와 모란, 수탉, 산 풍경 등 전통 이미지를 찾아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 속에 녹아있는 가치를 표현해 다음 세대에 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잠시 미국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 절실하게 느낀 것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효(孝)와 다른 민족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끈끈한 정(情)이었어요.”

“가정의 사랑과 평화가 주요하다”는 그는 닭 그림도 많이 그렸다. 닭 두 마리가 서로 마주 보는 작가의 그림은 부부애를 상징하고, 늠름한 수탉의 모습은 가장인 아버지들의 권위를 되찾아 주고자 한다.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는 가부장적 지위를 본능적으로 지키고 있는 수탉을 통해 가부장적 기틀이 와해되고 그 권위를 상실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 대한 애정어린 질타와 위안이 녹아있는 것이다. 이번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 전시에 소개된 것처럼 그의 작품엔 글자들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입춘대길’ , ‘늘 가까이’ , ‘천년 만년 살고 지고’ 등이다.

 

#강화 성베드로성당의 빛깔그림창 예술

 

강화도 길상면 온수리가 본향인 김용철 작가가 자랑하는 작품은 또 있다. 온수리에 있는 대한성공회 온수리 교회의 한옥 성당인 ‘성안드레성당’ 옆에 2004년 신축된 ‘성베드로성당’이다. 성베드로성당에서 볼 수 있다.

성당 내 모자이크 제단화와 스테인드글래스 작품을 비롯한 방대한 작품들은 그가 오랜 세월 그의 공방에서 제자들과 손수 만들었다.

김작가는 프랑스 낭시에서 스테인드글래스 아트를 전공한 제자에게 배우며 그 길을 개척했다. 성베드로 성당 성전 좌우 벽면에 예수 수난의 14처를 담은 성화를 비롯해 그위 성당 특유의 높은 천장 옆에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들을 프랑스와 미국에서 들여온 색유리와 안료를 활용한 고전적 전통기법으로 오랜 시간을 공들여 제작했다. 성당부지를 기증한 분, 한국인에게 풍성함의 상징이었던 모란꽃 문양이 보인다. 심지어 성베드로가 들고 있는 천국의 열쇠 문양엔 불교의 상징인 만卍자와 단청문양도 들어있다.

 

2004년부터 종탑부 스테인드글래스 10점을 만들었다. 작가는 스테인드글래스를 ‘빛깔그림창’이라고 우리말로 만들어 부른다. 제단 모자이크 벽화를 제작하였으며, 2006년에는 십자가꽃으로 유명한 산딸나무꽃 무늬로 장식한 과슈아크릴로 그린 십자가의 길 ‘14처도(圖)’ 14점, 2017년에는 회랑 창 좌우 10개씩 총 20점을 제작 설치했고, 이후 소성전 제단에 빛깔그림창 3개를 완성해 성베드로성당 내 성화(聖畫) 콘텐츠 제작 대장정을 끝냈다. 서울 대학로교회 스테인드글래스 작업도 그가 했다.

 

“성베드로성당은 7촌 아저씨가 땅을 기부해 세워지게 됐죠. 그 인연으로 스테인드글라스를 기초부터 배우면서 만들게 됐죠. 스테인드글라스는 이론으로만 알고 있어서 방학때 프랑스 낭시에서 유리공예를 배우는 제자를 찾아가 공방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익혔어요.”

작가는 강화에 대한 애정을 작품으로도 표현했다. 그 대표적인 곳이 강화 길상면 온수리에 2004년도에 새로 축성된 성베드로 성당이다.

 

강화 길상면 온수리에서 자란 그는 길상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대광 중고등학교를 거쳐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1977년부터 숭의여대에서 응용미술과 교수로 재직했고 91년도부터는 모교인 홍익대학교에서 교수로 있다가 2014년 정년퇴임했다. 그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어릴 때 뛰놀던 뒷산 과수원터에 1984년 지은 작업실에서 살며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홍익대학교박물관, 이화여대박물관, 토탈미술관, 한원미술관, OCI미술관, 기당미술관, 주중국한국대사관, 주브라질한국대사관, 주아르헨티나한국대사관, 주스위스한국대사관, 전등사, 대한성공회 온수리교회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삼성, 제6회 푸른코끼리 학교∙사이버폭력예방 공모전 시상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6회 푸른코끼리와 함께하는 학교·사이버폭력예방 공모전' 시상식을 지난 1일 국회의사당 국회체험관 2층에서 개최했다. 푸른코끼리 공모전은 청소년들의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20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올해 6회째를 맞았다. 푸른코끼리 사업은 청소년들의 친사회적 역량을 길러주고, 사이버 폭력 피해 학생의 치유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공모전 행사는 삼성전기가 주관하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 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푸른코끼리 시상식은 작품 심사 및 수상자 소감, 공모전 시상 순서로 진행됐으며, 포스터, 웹툰, 에세이 3개 분야에서 전문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아 총 32개 수상 작품이 선정됐다. 올해 공모전에는 안전한 사이버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며 전년 485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087명이 참가했다. 단순히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경찰·상담사 등 학교폭력 예방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는 포스터·웹툰·에세이 등 3개 부문에서 32개 작품이 선정됐다. 정다연 양(초6)은 “지금 웃고 있니, 누군가는 울고 있어”라는 메시지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유엔총회 참석해 기조연설…안보리 AI 토의 주재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차 유엔(UN)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우리 정부 비전과 정책을 제시한다. 이 대통령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인공지능(AI)과 관련한 공개토의도 주재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번 회기 참석을 통해 국제 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다양한 외교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먼저 이 대통령은 9월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이 경험한 민주주의 위기 극복과 회복 과정을 국제 사회와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유엔총회 첫날 오전 첫번째 세션의 일곱 번째 순서로 약 15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토의를 직접 주재한다. 강 대변인은 "우리나라는 9월 한 달간


사회

더보기
단국대병원, KBIOHealth와 바이오·의료 분야 협약 체결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단국대병원(병원장 김재일)은 지난 2일 암센터 회의실에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BIOHealth, 이사장 이명수)과 바이오·의료 분야의 공동연구와 기술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IOHealth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에 설립됐다. 현재는 ‘바이오 4.0’ 시대를 이끄는 핵심 기관으로,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바이오·의료 분야의 공동연구 및 기술 개발 ▲연구 인프라 및 자원의 상호 공유 ▲전문 인력 교류 및 교육 프로그램 공동 운영 ▲연구개발 협력 및 인재 양성 ▲지역 의료·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김재일 병원장은 “암센터를 비롯해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닥터헬기 운영 등 권역거점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며, 첨단 의료기술의 도입과 혁신적 임상 연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신약 개발과 첨단 치료법 적용을 통해 국내외 바이오·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 건강 증진에도 이바지할 수 있기

문화

더보기
차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과 찻자리 문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차음식과 찻자리’를 펴냈다. 권정순 박사와 조헌철 박사가 공동 집필한 이번 책은 ‘봄빛향의 차생활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오랜 연구와 실천을 토대로 차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과 찻자리 문화를 총망라했다. 권정순 박사는 원광대학교와 세종대학교 등에서 차문화와 식품양생학을 가르쳐 온 학자로, 현재 한국전통음료연구소 소장이자 봄빛향문화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봄빛향의 차생활’, ‘차음식과 차음료’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전통차와 음식의 융합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조헌철 박사는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원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부산대학교와 명지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차문화와 문학, 민화 연구를 이어 왔다. 현재 풍석차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며 ‘나무는 모여 숲이 되었고’ 등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차를 즐기는 문화는 점점 확산되고 있지만, ‘차음식’이라는 개념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이 책은 이러한 학문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차와 음식의 관계를 폭넓게 탐구한다. 찻물·찻잎·찻가루를 활용한 음식은 물론, 차 향을 살린 전통·현대 요리 그리고 찻자리에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들을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