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4 (화)

  • 맑음동두천 14.8℃
  • 맑음강릉 19.6℃
  • 맑음서울 15.2℃
  • 맑음대전 17.7℃
  • 구름조금대구 17.2℃
  • 구름많음울산 18.0℃
  • 구름조금광주 18.4℃
  • 구름많음부산 20.1℃
  • 구름많음고창 17.4℃
  • 흐림제주 18.8℃
  • 맑음강화 13.0℃
  • 맑음보은 15.9℃
  • 맑음금산 17.8℃
  • 구름많음강진군 19.1℃
  • 맑음경주시 18.7℃
  • 구름많음거제 18.8℃
기상청 제공

경제

고려아연, 영풍·MBK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URL복사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日소프트뱅크와 접촉
WSJ "中에 넘어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분쟁 부채질"
금감원 본격 조사 시작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영풍그룹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연합하여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면서 국내외 산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양사의 경영권 분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이다. 특히, 중국계 자본인 MBK파트너스가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영풍정밀이 경영권 분쟁 ‘최대 격전지’

 

세계 1위의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 장 씨 일가가 1대 주주, 고려아연 측 최 씨 일가가 2대 주주로 양측은 기존의 동업 관계를 청산하고 현재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다. 

 

영풍과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 연합이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최 회장 등 최 씨 일가가 반격에 나서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정밀이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우호 지분 방어와 글로벌 우군 확보가 핵심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연합하여 공개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최 회장은 국내외에서 법적 대응과 재정적 지원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 주주들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이며, 현재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 현대차, 한화그룹, LG화학 등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와 아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들과 접촉을 통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글로벌 우군 확보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 최 씨 일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영풍 주식 7만 8,191주(지분율 4.2%)를 처분해 약 300억 원을 마련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달 23일 5억 원어치를 시작으로 지난달 26일까지 총 117억 원 정도의 지분을 처분했다. 최 회장이 영풍 지분을 가장 많이 팔면서, 최 회장이 가진 영풍 주식은 이제 단 8,449주(0.46%)에 불과하다.
이밖에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부인 김록희 씨, 넷째인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의 아들 최정상 씨 등이 영풍 지분을 처분하였다.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 영풍정밀 지분 최대 43%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만큼 최 씨 일가가 이렇게 마련한 자금은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 4일 정정공시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 시한을 기존 이달 4일에서 14일로 늘리면서, 매수가를 기존 75만 원에서 83만 원으로 올렸다. 최초 영풍이 제시한 금액은 66만 원이었다. 두 번째 상향이다. 

 

고려아연은 최소 거래물량도 없앴다. 당초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청구 주식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필요한 최소치인 약 144만 주에 미달할 경우, 거래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영풍은 지난 2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조건과 동일한 수준을 제시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반격에 상황이 불리해지자 조건을 바꿔 내건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고려아연은 공개매수가 83만 원을 제시했고, 최소 거래 물량은 정하지 않았다. 

 

영풍-MBK 연합과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쥐고 있는 영풍정밀 경영권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풍정밀 지분 확보전 역시 중요 변수로 부각된다.
MBK가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고려아연 지분 싸움에서 이길 확률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최윤범 회장 측 지분 1.85%를 가진 영풍정밀을 뺏어오면, 실질적으로 3.7%의 지분 격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MBK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는 최 씨 일가에서 장 씨 일가로 소속을 바꾸게 된다. 영풍-MBK 연합으로서는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로 고려아연 지분 격차를 3.7% 벌리는 효과를 얻게 된다.

 

WSJ, MBK파트너스 기업사냥꾼 규정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쟁을 부추기는 것은 회사가 언젠가 중국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고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불거진 경영권 분쟁에 대해 보도했다.
WSJ는 ‘중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촉발된 2조 2,300억 원 규모의 인수 난투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광물 자원 지배에 대한 우려로 세계 최대 아연 제련소 인수 거래가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이는 중국과 독립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에게 보석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WSJ는 “고려아연이 영풍과 연합한 MBK파트너스를 기업사냥꾼으로 규정하며, 만약 이들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잡는다면 회사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돼 한국의 산업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MBK가 승리할 경우 고려아연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수석 엔지니어들이 사퇴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WSJ는 사모펀드인 MBK가 한국 및 일본과의 압도적인 연계와 투자를 강조하며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지분을 중국에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고려아연 측의 우려는 식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18일 대표이사 성명을 통해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에 대해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이번 공개매수 시도는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M&A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며 “장 씨(영풍측)와 최 씨(고려아연측) 일가의 지분 격차만을 보더라도 적대적 M&A는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풍과 장 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 씨 일가(15.6%)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MBK파트너스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18일 김두겸 울산시장은 “영풍이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라며 울산시민 120만 명과 함께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울산지역 '고려아연 경영권 지키기'에 지역 대학들도 잇따라 힘을 보태고 있다. 

 

소액주주와 지역사회에서도 고려아연에 힘을 보태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액주주 의결권 플랫폼 ‘액트’ 운영진은 지난 15일 “고려아연은 주주환원율 최고의 회사”라며 “‘동학개미’가 회사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는 사례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금감원 본격 조사, 그 칼날은? 

 

지난 1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의 상대방인 영풍 측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83만 원보다 6만 원(7.2%) 더 비싼 것이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리코파트너스도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종전 주당 3만 원에서 3만 5,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이 이처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감원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경쟁 과열에 대해 우려를 내비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간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 측은 공개매수, 대항 공개매수, 공개매수가 올리기 등 과열 경쟁 양상을 보여왔다. 특히 수차례 입장을 내며 공격적인 여론전을 펼쳤으며 흠집 내기, 비방, 반박을 반복했다.

 

이미 지난 8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이 원장은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종국적으로 주주 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매수 과정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철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영풍 측은 이 원장의 발언 하루 뒤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최 회장 측 가격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이미 공개적으로 경영권 분쟁 과열을 경고한 금감원의 조사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다.
금감원이 최 회장 측 가격 인상을 기업 가치와 동떨어진 과도한 가격경쟁이라고 판단할 경우, 최 회장 측은 불공정거래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특히, 금감원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최 회장 측의 이번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인공지능 시대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AI 고속도로 구축”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해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첫 예산안임을 강조하며 국회 통과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해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정부가 마련한 2026년 예산안은 바로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겪어 보지도 못한 국제 무역 통상질서의 재편과 인공지능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의 뒤만 따라가면 끝없이 도태될 것이지만 변화를 선도하며 한 발짝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전환해 왔던 것처럼 인공지능 사회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다”라며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 밀반입 한 5명 적발
(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A(50대)씨 등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2월 중국에서 건조된 마늘 173톤과 양파 33톤 등 시가 17억 원 상당의 농산물 총 206톤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냉동 농산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건조 마늘과 양파에는 각각 360%, 135%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냉동 농산물로 분류되면 27%로 낮아진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을 실은 컨테이너 적재 칸의 윗부분에는 냉동 농산물 상자를 넣어 현품 검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적발된 보세창고 보세사는 현품 검사를 할 때 사전에 확인한 냉동 농산물만 샘플로 제시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세관은 냉동 보세창고 외부에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내부 감시가 어려운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창고 내

문화

더보기
예술을 통해 배우고 연결되다... '서울문화예술교육주간'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송형종)은 오는 18일(화)부터 22일(토)까지 한 주간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5개 권역별 센터에서 ‘2025 서울문화예술교육주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예술, 또 다른 세상을 잇다’를 주제로 예술교육 전문가, 예술가,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예술을 통해 배우고 연결되는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올해 서울문화예술교육주간은 권역별 문화예술교육 센터들의 대표적인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서울 전역의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행사 주간 동안에는 5개 권역별 센터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상설 체험 프로그램과 장르별 특성을 담은 총 37개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시설 개선 공사를 마치고 오는 18일(화)부터 운영을 재개하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에서는 이번 행사 주간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그동안 5개 권역별 센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21개의 대표적인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현우 교수의 ‘셰익스피어 이야기’ △서의철x박다울의 ‘거문고 이야기’ △김찬용 도슨트의 ‘한번쯤은 서양미술사: 입체주의부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