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23 (월)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사람들

【책과사람】 존재의 연결을 묻는 카를로 로벨리의 질문들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URL복사

서로 다른 우리가 하나의 세계에서 만나기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세계적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첫 에세이다. 이탈리아 대표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등 여러 글로벌 매체에 기고해온 글과 말을 모았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우주의 물리학적 현상을 추적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 그 바탕에 깔린 과학과 철학, 예술의 진정한 의미로 시선을 옮긴다.

 

과학과 철학 사이

 

세계적 이론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통해 넓은 시야와 끝없는 호기심, 그리고 아름다운 문학적 문체를 선보이며 많은 독자를 흥미로운 과학의 세계로 인도해 왔다.

 

로벨리의 글이 가지는 힘은 과학 지식 자체가 아닌, 과학을 통해 우리 삶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깊은 고민에서 나온다. 이번 신간에서도 저자의 고민과 탐구심은 과학을 넘어 철학, 예술, 역사, 언어 등 다양한 학문으로 뻗어나간다.

 

이 책은 동양사상의 위대한 고전 <장자>의 한 대목으로 시작된다. 강가를 거닐던 장자가 한가로운 물고기를 보고 “저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이지” 하고 말한다.

 

동행하던 사람이 어떻게 물고기의 마음을 아느냐 묻자 장자가 답한다. “자네는 내가 물고기의 마음을 안다는 것을 알고 있었네. 나는 여기 강 위에서 알았지.” 이 수수께끼 같은 대화는 ‘물고기의 즐거움’에서 ‘의식의 본질’로 이어지는 놀라운 도약을 보여준다.

 

물고기의 즐거움과 장자의 관찰, 마음이나 앎, 즉 ‘의식’은 자연 바깥에 있지 않다. 이러한 신비한 관점은 양자역학과도 이어진다. 장자의 사상과 양자역학은 ‘연결된 하나의 세계’를 그리며, 이는 세계의 실재를 이해하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카를로 로벨리의 근본적인 연구 주제’를 담고 있다. 저자가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첫걸음이 바로 이 책에 있다.

 

세계는 소통과 화합을 기초 원리로 삼는다

 

양자역학부터 <장자>까지, 카를로 로벨리가 주목하는 ‘연결된 하나의 세계’는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까? <장자>의 일화에서 볼 수 있듯 ‘앎, 마음, 물고기가 느끼는 즐거움은 자연 바깥, 가닿을 수 없는 아득한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한 측면이자 일부’라는 생각은 ‘타자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불가능성’을 극복하게 해준다. 상대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는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세계는 소통과 화합을 기초 원리로 삼는다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 주제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 인류가 소통과 화합과 거리가 먼 행동을 한다고 꼬집는다. 강대국들은 자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주장하며 군사력을 강화하고, 어떤 승리가 자신들에게 이득을 줄지 계산하는 데만관심이 있다.

 

세계의 위기는 때로 멀게 느껴져 우리가 평화 속에 살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일상을 무너뜨릴 폭력의 그림자가 지금 전 세계에 드리워 있다.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 위기를 인식하고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지탱하는 것은 확신에 기대지 않고 ‘정답이 없는 질문’을 던질 때 기존 세계의 오류를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믿는 것만을 믿지 않고, 이전에 없던 발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이는 과학에만 필요한 태도가 아니다.

 

이념적 대립, 견고한 불평등, 계층 갈등, 환경 문제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이의 말에 귀를 열어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 우리의 일상과 더 깊은 연결’을 추구하는 저자의 지적 여정을 만날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예고...중동사태에 흔들리는 한국 경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조치 이후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핵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예고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세계 경제에는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에너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전날 역사상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미국의 자국 핵시설 공경에 대한 보복 조치 성격이다. 다만 최종 결정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하게 되고, 결정이 이행되려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재가가 필요해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세계 최대 산유국들이 모인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해로다. 이 곳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은 하루 2100만 배럴로 글로벌 수요의 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조치 이후 국제

사회

더보기
법원, 티몬 회생계획 강제인가...오아시스, 티몬 인수 가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법원이 지난해 7월 대규모 정산금 지급 지연 사태를 빚었던 이커머스 업체 티몬의 회생계획을 강제인가했다. 이에 따라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가 가능해졌다.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법원장 정준영)는 "부결된 회생계획안의 내용대로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를 위해 권리보호조항을 정해 강제인가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강제인가결정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244조에 따른 제도다. 재판부가 직권으로 동의율이 낮은 회생채권자 조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을 정해 회생계획안을 수정 인가하는 것이다. 법원은 티몬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는 것이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근로자 및 기타 모든 이해관계인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회생계획안이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 점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의 절반 이상인 59.47%의 동의를 얻은 점 ▲회생계획 인가 전 성사된 인수합병(M&A)을 통해 인수대금이 모두 납입돼 회생계획안 수행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어 근로자의 고용보장에 도움이 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일

문화

더보기
【레저】 형형색색 수국에 흠뻑 물들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만개한 수국이 뜨거운 여름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1억송이의 수국을 만날 수 있는 도초도 수국정원, 수국 향기 가득한 장생포 고래문화 마을, 망산공원 산책로에서 즐기는 꽃의 파노라마 등 수국 감상의 명소를 소개한다. 여덟 빛깔의 감동 전남 신안군은 ‘섬 수국축제’를 오는 6월29일까지 도초도에서 개최한다. 2019년부터 시작된 ‘섬 수국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며 명실상부한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 11월 수국정원 정상에 설치된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 ‘숨결의 지구’가 축제의 품격을 한층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수많은 수국이 만개한 자연 속에서 현대 예술 작품이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신안군은 축제 기간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비금 가산선착장에서 도초 축제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가산에서 출발하는 첫차는 오전 8시40분이며, 축제장에서 출발하는 막차는 오후 6시20분이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신분증은 축제장으로 가는 배 승선 시와 축제장 매표 시 모두 필요해서다. 입장은 30세 이하는 무료다. 30세 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