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설한 영구임대아파트의 소형열병합발전방식 난방설비가 정작 주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어 애물단지로 전락될 처지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대부분인 주민들이 난방비 과다 발생 등의 이유로 사용을 하지 않거나 가동을 수개월째 중단하는 등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1월 17일 인천 연수구 선학동과 연수동에 위치한 2300세대의 영구임대아파트 난방설비로 소형열병합발전 설비를 준공·설치했다.
당시 소형열병합발전설비의 도입은 기존 중앙난방방식 보일러의 수명과 정부의 에너지절약시설사업의 일환이라는 게 인천도시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때 인천도시공사 측은 소형열병합발전설비와 아파트 난방 배관 교체 공사에 국비 14억원과 자비 41억여원 등 총 55여억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국비 등 55여억원의 혈세를 들여 설치한 소형열병합발전설비가 원래 수명인 15년의 3분의 1인 채 5년도 안 돼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될 처지에 놓였다.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들인 입주민들이 난방비의 과다 발생으로 사용을 꺼리다가 아예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소형열병합발전설비 제품이 독일산으로 부품까지 고가여서 5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비용까지 전가돼 입주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주택이 아닌 임대주택인데도 도시공사 측이 장기수선충담금의 부담을 입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한, 지난 2007년 당시 이 제품을 선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방식보다 비용이 3배 가까이 저렴하고 현실적인 방식인 개별난방이 배제되고 수십억 고가의 외국제품을 도입한 것에 대해서다.
이런 의문에 대해 도시공사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자료는커녕 담당자가 퇴사하거나 바뀌었고, 사무실 이사로 찾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대는 등 변명하기 바쁜 인상을 남겼다.
연수시영아파트 고영철(57) 입주자대표회장은 “세상에 세입자한테 수선비용을 부담시키는 건물주가 어디 있느냐”면서 “필요 없는 걸 가동할 이유도 없고, 앞으로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당시 권장 사항으로 정부의 지침에 따라 선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나타난 가동 중단 사태나 부품 교체의 주체 문제 등은 관련 부서에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