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인천시 남구청의 교통 민원 처리 행태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위험하게 방치된 시설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을 구가 묵살·방치한데 따른 것이다
직장인 A(56)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9시 10분쯤 인천 남구 주안역 앞 인도에서 한 남자가 버스승강대와 충격하는 아찔한 광경을 목격했다.
30대로 보이는 그 남자의 이마와 그곳에 설치돼 있던 버스승강대의 지붕 모서리 부분과 정면으로 부딪혀 상당한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당시 A씨는 시설의 위험을 느껴 주말과 일요일을 보낸 후 24일 월요일 사무실에 출근한 뒤 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려했으나 담당자는 자리에 없었다.
할 수 없이 A씨는 정식 민원 대신 버스승강대의 위험한 상황에 대해 메모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5여일이 지나 A씨는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다 시정이 안 된 상태 그대로 방치된 버스승강대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그는 지난달 14일 오후 남구청 교통민원실에 다시 전화를 걸어 승강대의 현재 상태를 알리고 시정을 촉구했다.
이후 A씨는 이 같은 모든 사실을 잊은 채 자신의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하지만 1개월 이상이 지나고 난 최근 A씨는 이곳을 지나다가 더 큰 놀라움과 남구청에 배신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
해당 버스승강대가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도 모자라 문제의 지붕 모서리 부분에 스폰지로 허접하게 임시 땜질한 것을 보고 심한 허탈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남구청의 민원 해결 의지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더 이상의 기대를 포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위험한 시설물을 방치한 것도 모자라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조차 소홀히 여기는 구에 실망했다”면서 “이 일로 구 행정의 한계를 경험한 계기가 됐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버스승강대 운영·관리 업무가 인천교통공사로 이관되면서 일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절대로 민원 묵살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현장 점검 결과 승강대 지붕이 사람 키 높이만큼 내려앉아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문제가 없도록 바로 시정·조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