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는데도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되레 올리는 '금리 역주행' 현상이 발생한 데 대해 "오비이락(烏飛梨落) 성격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금리를 인상한 일부 은행은 금융감독원에서 지도하고 있어 10월부터는 금리가 그것보다 좀 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현안보고를 통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일부 은행의 금리가 다소 올라서 여러 가지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기업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역주행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금융당국에 현안 보고를 요청한 바 있다.
신 위원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13개 은행은 대출금리를 인하했는데 4개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소폭 상승해 (역주행 현상이) 발생했다"며 "전체적인 은행 금리 수준을 봤을 때는 3.5%로 대출금리 인상 또는 인하된 은행 모두 절대적인 금리 수준은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특히 4개 은행에서 대출금리가 소폭 오른 데 대해선 "8월 중 가산금리를 인상한 4개 은행의 경우 5월부터 7월까지 가산금리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했다. 특판 형식으로 대출을 장려한 것인데 오비이락으로 8월에 다시 정상화한 과정에서 기준금리가 내렸지만 소폭 상승한 효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리 조정을 할 때 대출금리는 조금 있다가 반영되고, 예금금리는 바로 반영된다"며 "금리가 인하되면 대출금리는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인하되는 반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예금금리는 바로 인상되고, 대출금리는 나중에 인상되기 때문에 대출하는 사람이 더 유리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금리를 인상한 일부 은행은 가산금리가 적정하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금융감독원에서 지도하고 있다"며 "10월부터는 금리가 그것보다 좀 더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금리와 수수료를 적정하게 유도할 수 있지만 직접 개입하는 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비교 공시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시장 압력에 의해 금리나 수수료가 적정화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