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6개월 이하 영아들이 먹는 분유의 상당수가 하루 나트륨 섭취량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주장에 대해 학계와 업계가 관련 기준을 잘못 이해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9일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에서 0~6개월 영아 대상으로 판매되는 상위 4개 유업체의 분유 제품을 분석한 결과, 27개 제품에서 0~6개월 영아의 1일 나트륨 충분섭취량(0~5개월 영아 기준 120mg)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제품의 0~1·2개월 영아용 분유만 일일 나트륨 충분섭취량을 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분섭취량은 권장섭취량을 구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수치로 한국영양학회가 산정한다.
인재근 의원은 "영아 때 먹는 분유부터 짠 맛에 길들여진다면 식습관을 개선하기 힘들 것"이라며 "분유도 나트륨 함량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만들어 나트륨 저감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유가공기술과학회는 판매 중인 분유 속 나트륨 함량이 모유와 비슷하다며 나트륨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박승용 회장은 "우리나라 조제분유는 모유화를 전제로 종합적인 영양균형을 맞추어 생산되고 있다"며 "나트륨은 우리 혈관내에서 산과 알칼리의 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며, 신경세포의 전달 작용과 함께 근육의 수축작용이 원활하게 함으로써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무기 영양성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트륨이 부족한 경우 무기력·구토·어지럼증이 나타나며, 미숙아의 경우 신장의 나트륨 보존 기능이 미숙해 많은 양의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나트륨이 강화된 분유를 섭취해야 한다"며 "나트륨을 과하게 섭취하는 성인과 다르게, 조제분유를 유일한 영양공급원으로 섭취하는 영유아에겐 나트륨이 성장발달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라고 덧붙였다.
또 조제분유의 나트륨 함량 또한 국내외 법적기준 및 모유 수준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일반적으로 신생아와 5개월 된 유아의 하루 분유 섭취량은 2배나 차이나 나는데도 나트륨 섭취량을 같게 120㎎/일로 설정한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며 "충분 섭취량도 영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이를 마치 상한기준치로 해석해 보도한 것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CODEX·EU·FDA 및 국내 법적규격은 모두 13.8~41.4mg/100㎖로 동일하다. 국내 조제분유의 나트륨 함량은 20~21mg/100㎖로 오히려 법적 규격대비 하한 수준으로, 모유 수준(13.7~32.9 mg/100㎖)"이라며 "단편적인 내용만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내용을 언론에 보도함으로써 국내 유가공산업 등에 피해를 주는 이런 일이 더이상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제분유는 아기들이 모유 대용으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으로, 모유의 영양성분·법적인 기준을 고려해 영양성분의 함량을 결정한다"며 "우리나라 조제분유는 외국분유와는 달리 4단계로 구분, 성장 단계별 영양 발란스를 최적화해 영유아의 성장발달에 기여하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돼 있고, 나트륨은 아기의 성장발달을 위해 필수적인 영양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