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삼성전자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체인 미국 페이스북의 경영진들이 잇따라 만남을 가지면서 두 회사간 협력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4일 만찬 회동을 한데 이어, 15일에는 저커버그를 비롯한 페이스북 경영진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다.
제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4일 오후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40여명의 고위 임원과 함께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방문, 양사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페이스북 본사 임원 20여명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임원 20명이 함께 참석했다.
페이스북 임원들은 15일에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삼성전자에 대한 강의를 듣는 한편, 삼성 측 임원들과 협력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드웨어의 삼성'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페이스북 경영진들의 잇따른 만남에 업계에서는 두 회사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한 협력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페이스북 전용 스마트폰을 비롯해 새로운 모바일 기기 개발에 협력하는 방안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 2014'에서 공개한 3차원(3D) 가상현실 헤드셋 제품인 '기어VR'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개발 등에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이미 '기어VR'이라는 제품 개발에 협력한 적이 있다. 기어VR은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오큘러스VR와 협업해 만든 3D 콘텐츠 기기로, 오큘러스VR는 올 초 페이스북에 23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됐다.
기어VR 외에도 삼성전자 제품을 SNS와 연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모바일 사업의 부진으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반토막' 수준인 4조100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치는 등 위기에 빠진 상황. 이런 가운데 약 13억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모바일 광고 등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페이스북과의 협업은 삼성전자에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하드웨어 쪽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페이스북 입장에서도 삼성전자는 매우 필요한 협력 파트너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6월에도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신종균 사장 등 경영진들과 회동을 하고 이 부회장과 만찬을 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지난 7월에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코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만남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