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중국이 지난해 5월 살균방식을 문제 삼아 한국 흰우유(살균유)의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지만 한·중 FTA 체결 등으로 인해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조만간 우유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원유가 남아 재고 처리 곤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국의 유제품산업을 보호를 위해 수출 재개가 미뤄질 수도 있지만 상반기 내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 1명과 수출입검험검역국 4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 중국 실사단은 지난 달 우유 수출 재개를 요청한 7개 업체의 공장 실사를 마친 뒤 관련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실사 대상은 서울우유 거창공장, 매일유업 상하공장, 삼양식품 원주공장, 데어리젠 원주공장, 연세 아산공장, 동원F&B 등이다. 남양유업은 이번에 흰우유 중국 수출 신청을 포기해 실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5월 흰우유(살균유)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이 내세운 흰 우유 수입 조건은 '70도 살균처리에 최소 15일 유통 가능한 제품'이다. 그러나 한국 제품은 130도 이상에서 1∼2초간 초고온 살균법을 택해 유통기한이 10일 정도에 그친다.
이에 중국 측에서 살균유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현재는 135도 이상에서 가열해 좋은 균까지 모두 없애 유통기한을 대폭 늘린 멸균유와 칼슘을 첨가한 강화유, 바나나 우유 등 가공유 정도만 수출되고 있다.
업계는 보고서 작성에 최소 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이르면 5월,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흰우유 수출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흰우유 수출이 재개 되면 최근 넘쳐나고 있는 우유 재고량 문제도 다소 해결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한·중 FTA로 인한 우유 수출 확대는 현재 상황에선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많다. 관세 장벽 철폐보다는 비관세 장벽인 살균방식 통과 여부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고 우유의 경우 유통기한이 짧아 물량 확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흰우유의 경우 수입이 냉장 보관해야 되기 때문에 판매량을 늘리는 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입이 재개되면 재고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제품 업계에는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분유의 경우도 이미 중국에 진출한 업체들이 있고 판매량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상황이지만 중국이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있어 걸림돌이 있다"면서 "한국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이미지가 있어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우유 관계자도 "지난해 중국시장에 60억원 규모의 우유·유제품을 수출했는데 흰우유 수출이 재개되면 수출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정부로부터 수출 재개 여부를 듣지 못해 한·중 FTA가 미치는 영향은 상황을 좀 더 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의 경우는 흰우유 보다는 분유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한·중 FTA가 체결 됐지만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영향이 보이지 않는 만큼 차근차근 중국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라면서 "지난해 분유 수출을 300억원 정도 했으나 여전히 점유율이 미비해 올해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산 우유의 대 중국 수출액은 2011년 41만5000달러(약 4억2000만원)에서 2013년 957만4000달러로 20배 이상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