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금호산업 매각에 대한 호반건설의 적극적 인수 의지를 표시함에 따라 금호산업 매각가격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최근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실사를 끝낸 뒤 매각주간사에 "인수를 위한 적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달라"며 "1조원이면 인수가 가능한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신세계가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철회한 데다 1곳의 재무적투자자(SI)가 참여했다는 이유로 금호산업 매각가가 1조원을 크게 밑돌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시장의 미온적인 반응 속에 매각가가 당초 기대 수준을 밑돌게 될 경우 '매각 연기'를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공격적인 행보로 매각 분위기가 다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호반건설 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자본만 해도 2조원이 넘는다"며 적극적인 금호산업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매각주간사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가가 결정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은 채권단에게는 낭보지만 경영권 탈환을 꿈꾸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서는 악재다.
매각가가 1조원 수준으로 형성될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회장은 8700억원을 마련해야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재를 출연해 계열사 경영권과 함께 금호산업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박 회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금호산업의 지분 10.07%를 가진 만큼 분할인수를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 경우 특정인에게 특혜가 주어질 수 있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채권단 지분을 모두 인수해도 상관없지만 50%+1주만 인수할 경우 나머지는 지분에 대한 매각은 추후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산업 인수전에는 ▲호반건설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컨소시엄 ▲자베즈파트너스 등 5곳이 참가했다.
이들은 이달 10일 실사를 끝낸 뒤 오는 28일 진행될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매각주간사 관계자는 "실사가 끝난 만큼 인수 희망 업체들에게 금호산업에 대한 더 이상의 면담과 정보 공개는 허락되지 않는다"며 "인수를 위한 5곳의 눈치 작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