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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특집]계파전쟁 된 유승민 사태…다음 타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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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朴, 유승민 사태 ‘보수정당 노선투쟁’ 신호탄으로 해석
유승민 사퇴, 비박계 및 당내 개혁진영 붕괴로 이어지나?

[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로 되돌아와 결국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재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재적의원(298명) 과반 참석에 3분의 2가 찬성으로 재의결하면 법률로 확정되는 절차다. 국회는 이를 위해 지난 6일 본회의를 열었지만, 결국 새누리당의 투표 참여 거부로 의결정족수가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즉, 투표도 해보지 못하고 사실상 국회로 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이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여당은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을 자신들 손으로 다시 폐기했다는 점에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집권여당으로서 불가피했다는 것이었다. 남은 것은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다.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가 주도한 법안이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된 만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유 원내대표는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여기에 비박계까지 유 원내대표 방어에 나서면서 당내 계파갈등은 그칠 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승민, 전방위 거센 압박에도 뚝심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을 위해 국회 본회의가 열린 지난 6일은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친박계의 사퇴요구 데드라인 시한이기도 했다. 친박계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을 자동 폐기 시키고, 그에 따른 책임으로 유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해왔었다. 앞서 친박계는 이날도 유 원내대표가 자진사퇴하지 않는다면,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날 유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거듭된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당무를 이행하면서 사실상 자신의 사퇴에 대해 거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본회의가 열리기 전이었던 이날 오전 출근길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유 원내대표는 ‘거취와 관련해 오늘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밝힐 계획이냐’는 질문에 “안하겠다”고 답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정리해 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예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이날 오전 유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 및 김무성 대표와 잇따라 단독 면담을 갖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 의견들이 나왔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함구했다. 다만, 서청원 최고위원은 예상됐다 하더라도 김무성 대표 또한 30여분간 독대하면서 사퇴를 설득했다는 얘기가 전해지기는 했다. 그럼에도 유 원내대표는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었다.

실제로, 유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본회의가 산회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 김무성 대표와 오전에 나눈 대화 내용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김 대표와 둘이 나눴던 이야기라서 확인해줄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는 ‘내일 아침까지 거취 관련 입장 표명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친박계는 의총을 소집해 원내대표 재신임을 묻겠다고까지 벼르고 있지만, 유 원내대표는 꿈쩍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승민 사퇴, 비박계 및 당내 개혁진영 붕괴로 이어지나?

유 원내대표가 갖은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사퇴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그가 단순히 개인 정치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유 원내대표는 친박 vs 비박 기 싸움의 한 중심에 서게 됐기 때문이다. 그의 사퇴는 당내 비박 전성시대에서 권력구도를 한 순간에 다시 친박계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차기 총선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내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의 문제는 중대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지적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유승민 원내대표가 물러난 뒤에 다음 타깃은 김무성 대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잘려 나가면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 역시 온전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대표를 불러서 등을 탁 치면서 ‘잘해요’ 라고 하면 다 풀리지만, 그런 것을 대통령께 기대하는 건 어렵다”며 “결국 유 대표가 물러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듯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여부는 단순히 유승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상황이 되고 있다. 친박과 비박계가 내년 총선 공천 문제를 두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 사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박계도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문제에 있어서는 표결 불참이라는 당론을 따랐지만,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고 있다.

앞서, 정두언 의원은 “여당 의원이 뽑은 원내대표를 청와대가 사퇴하라는 것은 과거 군사독재 정부 시절 때의 얘기 같다”며 “우리 손으로 뽑은 우리 원내대표를 쫓아내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덧붙여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싼 내홍에 대해 “여권의 미래를 판가름할 노선 투쟁”이라며 “여권이 시대를 역행하는 ‘꼴통보수’로 갈지, 아니면 박근혜 시대를 넘어 ‘개혁 보수’로 갈지의 갈림길”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비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지난 2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권력을 가진 자가 자기 의도대로 당을 움직이려고 한다면 그것은 사당화”라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의원은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당에서 다 나가야 한다, 자리를 다 내놓아야 한다, 또 나는 당신들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당을 나간다, 이렇게 하면 이건 정당이 아니고 사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도 “국회법 개정안은 거부할 수 있지만, 본질은 국회법 재의인데 거기에 정치적인 많은 공격을 담고 있으니 사태의 본질이 완전히 잘못 전개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 원내대표 사퇴 문제에 대해서도 “해야 할 명분도 없고 사퇴를 할 만한 책임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유승민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지역 주민들은 유승민 사퇴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폴스미스’가 대구 동구을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반대는 과반을 넘는 51.1%로 나타났다. 원내대표 사퇴 찬성 의견은 이보다 약간 낮은 45%로 조사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해 ‘자기 이익, 자기 정치’ 비판을 쏟아낸 것과 관련해서도 ‘유승민 원내대표가 개인이익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0.3%였고, 박 대통령의 비판에 공감한 ‘자기 이익과 자기 정치를 했다’는 응답은 38.6%에 그쳤다. 또, 유승민 원내대표가 그동안 보여준 ‘개혁적 보수’ 노선에 대해서는 ‘새누리당과 보수정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44.7%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 38.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대구 동구 을 선거구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전화조사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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