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풀무원이 주력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의 자금 수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메운데 이어 올 연말까지 외부투자자 유치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풀무원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해외부분 손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회사 풀무원식품이 미국과 일본에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모기업 풀무원의 재무와 신용도까지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풀무원식품(별도재무제표)은 지난해 16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13년 12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
반면 해외법인 실적을 포함하는 연결재무제표 순이익은 16억원에 불과했다. 2011년 4분기 미국법인 지분을 지주회사인 풀무원으로부터 넘겨받은 뒤부터 풀무원식품의 재무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법인인 풀무원USA는 지난해 17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2년에도 140억원, 2013년엔 311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2012년 1342억원에서 작년 1008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169억원을 투자해 지분 48.8%를 인수한 일본 두부업체 '아사히식품공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00억원의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78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2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합작법인 '상해포미다유한공사'도 지난해 12억원의 손실을 냈다.
풀무원은 지난달 풀무원식품에 700억원대 자금 지원에 나섰다. 해외사업 손실 확대로 당초 계획했던 IPO(기업공개)가 무산되자 풀무원식품에 1000억원을 투자했던 홍콩계 사모펀드 SIH(스텔라인베스트홀딩스)가 자금을 회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풀무원식품이 사모펀드에 자금을 빼주기 위해 주식(220만2096주, 1482억원)을 소각하는 유상감자를 단행하면서 부채비율이 치솟자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이다. 또 300억원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풀무원식품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당초 4월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던 풀무원식품의 IPO는 사실상 무산됐다. 해외법인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상장을 추진할 경우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혜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해외부문의 영업손실 등 영업 또는 재무 측면에서의 부정적 요인이 가중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재차 부각 될 것"이라며 "특히 풀무원식품은 연말까지 외부투자자 유치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어 재무 측면에서의 부정적 요인이 가중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