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사이에 5000㎞를 날아 현장을 둘러 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유커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다양한 현장에 나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활발한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상반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경영권 분쟁 등으로 때 아닌 홍역을 치른 CEO들은 국내외 현장을 찾아 '낮은 자세'로 기업과 고객의 동반성장을 몸소 이끌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 달 사이에 약 5000㎞를 오가며 현장경영을 통해 '한일 양국 롯데의 1인자'로 우뚝 섰다.
지난달 3일 귀국한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5분간 면담 후 곧바로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롯데월드 면세점 등을 돌며 그룹 챙기기에 나섰다. 이튿날에도 3~4개 계열사를 직접 방문하며 사업장을 챙겼다.
10여일 국내에 머물면서 현장경영에 올인한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참석차 13일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주총 참석과 함께 일본 현지 기업을 비롯해 은행 관계자 등을 만나며 경영에 올인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말레이시아로 자리를 옮겨 롯데케미칼 합성고무 공장 준공식 및 인도 뉴델리 초코파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롯데홀딩스 주총차 일본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열흘 동안 국내를 포함해 4개국을 돌아다니며 현장 경영을 통해 원톱 체제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급감한 중국인 유커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행보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메르스가 한창이던 지난 6월18일 이 사장은 환자 한명이 판정 전 제주신라호텔에 묵었다는 보고를 받고, 제주신라호텔을 찾아가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고객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사장은 하루 3억원의 손해에도 불구하고 기존 투숙객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숙박료를 전액 환불하고 항공료까지 보상했다.
이후 메르스가 진정 기미를 보이던 지난 6월30일에는 중국 현지를 직접 찾아가 CTS(China Travel Service, 中國旅行社) 등 중국 최대 여행사 대표, 중국 외교부 및 국가여유국(國家旅遊局)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상황을 설명하고 "메르스가 진정되고 있으니,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과 공동으로 중국 텐진, 선양, 베이징, 상하이 등 12개 도시에서 여행사 대표, 언론인 등 총 300여명을 한국에 초청하는 팸투어 행사 및 8월에는 제주테크노파크와 손잡고 '제주 K-뷰티 체험단' 팸투어를 적극 지원하는 등 중국과 국내에서 다양한 유치활동을 펼쳤다.
또 오는 9일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에 위치한 '히말라야 예술센터'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삼성 관광사업 브랜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해 한국 관광과 쇼핑의 장점 및 매력 등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9개월 간 6만㎞가 넘는 출장을 다니며 불철주야 현장을 누비는 김도훈(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13번 연속 동행하며 현장 경영의 방점을 찍고 있는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수행 기간 중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스테파넬'의 국내 라이선스 인수 협약, 여성 전용 아웃도어 '와이들로즈' 아시아 상표권 인수 계약 등 크고 작은 성과들을 이뤄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업계에서는 유통업계 CEO들이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글로벌 현장에서 해답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통업계 CEO들이 직접 현장과 소통하며, 그 속에서 답을 찾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 년에 절반 정도를 해외에서 보낼 만큼 활발한 글로벌 경영을 펼쳐왔다"며 "국내에서도 제2롯데월드를 수시로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을 활발히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은 특유의 긍정 DNA와 강단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현장 경영에 몰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