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아시아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시장의 변동성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며 중국발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20회 아시아증권포럼'을 개최했다.
아시아 자본시장 현안과 미래 발전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자리에서 최근 글로벌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중국 경제 변동성 문제가 토론 주제로 다뤄졌다.
BNP파리바 알렉스 응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좌장을 맡아 '중국시장의 변동성 증대 및 아시아 자본시장의 대처방안'을 주제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패널로는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실장, 나레쉬 마헤시와리 인도증권협회(ANMI) 이사,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스티븐 포 이사, 레베카 렌츠너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이사 등이 참여했다.
응 CIO는 "변동성은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경기가 항상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순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변동성 자체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보다는 뉴노멀로(New Normal·세계경제가 저성장·저금리·저물가·고실업률 시대에 접어드는 것)의 전환으로 현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며 "시장 참여자로서 우리는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응 CIO는 중국 경제가 변혁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최근의 변동성은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중국은 앞서 체험한 경제 위기들을 통해 예전처럼 수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점,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점 등을 배웠다"며 "중국 경제는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고 실제 전 세계에서 가장 특허를 많이 내는 상위 10개 회사 중 2개사가 중국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응 CIO는 "최근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는 고점 대비 40%이상 하락했지만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30% 정도는 상승해 있다"며 "낙폭이 커서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사실 다른 주요국 주식 시장 대비 중국 기업의 이익 개선 추세는 가장 가파른 수준"이라고 밝혔다.
황 실장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이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중국은 올해 1·2분기 7% 경제 성장률을 보였는데 대내외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히 이정도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중국이 쉽게 경제 위기에 빠질 확률이 크지 않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내놓는 경제 지표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은데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의 성장세는 높은 편"이라며 "경제 건전성면에서는 다소 문제가 있지만 중국 시장의 모멘텀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고 이 기조는 앞으로도 수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헤시와리 이사 역시 "중국 경제가 정말 안 좋은지, 이것이 신흥시장의 리스크로 작용할 등이 최근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라며 "최근 중국의 경제 체제가 정부에서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잡음이 적지 않았지만 크게 보면 현재 중국 상황이 신흥국이나 선진국들의 경제 상황에 악영향을 끼칠 만큼은 아니다"고 풀이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렌츠너 이사는 "최근 중국 시장의 변동성이 컸던 첫 번째 이유는 정부 당국의 대응이 허술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여전히 정부 주도형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안정을 위해선 신용거래 규제, 유동성 조절 등 정부 차원의 유연한 대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 이사는 "우리는 최근 중국 증시의 엄청난 변동성을 목격했다"며 "이제는 중국발 악재가 단순히 아시아 시장에만 타격을 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전 세계가 긴밀하게 협조해 넓은 시각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아증권포럼은 금투협, 중국과 일본의 증권업협회 등 16개 기관으로 구성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증권업계 대표단체다.
이날 행사에는 아시아증권포럼 회원 기관 관계자를 비롯해 국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