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서울·부산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 마감을 앞두고 눈치 경쟁이 치열하다.
오늘(25일) 오후 마감을 앞두고 참여 기업간 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입찰에 참여했다고 해도 4곳 중에 특히 서울 3곳 중 어느 곳에 신청했는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면세점에 참여하는 A기업 고위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했지만 발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마다 서울 면세점 재입찰 대상 3곳 가운데 어디에 신청할지, 또 몇 곳에다 신청할지를 놓고 치열한 눈치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전은 지난 7월과 달리 기존 면세점 중 올해 말 특허가 만료되는 4곳이 대상이다.
연말 면세사업 특허 만료를 앞둔 면세점은 서울 3곳과 부산 1곳이다.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커힐면세점(11월16일), 신세계 부산 조선호텔면세점(12월15일) 등이다.
관세법 개정으로 어느 기업이든, 횟수 제한 없이 재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서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면세점 1위 사업자인 롯데는 가장 먼저 면세점 신규 특허 신청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등 두 개의 면세점 모두 반드시 사수 해야 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지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롯데면세점 본점과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매출만 약 2조5000억원을 올린 초우량 면세점이다. 면세사업부 전체 매출 3조95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롯데로선 이곳을 잃는다면 면세점 사업을 넘어 기업 전체가 큰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2곳의 면세점을 잘 지키고 경쟁력을 강화시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동대문 케레스타를 후보지로 면세점에 입찰에 나섰다 떨어졌던 SK네트웍스도 기존 사업장 수성에 나선다. 당초 동대문과 현재 운영중인 워커힐점 두 곳에 재도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이번 재심사에서는 워커힐면세점 지키기에만 전력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도 경영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 지지를 바탕으로 방어에 나선다. 이미 올해 1000억원을 투자해 워커힐 면세점 내부를 새로 단장했다.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업계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23년간 꾸준히 면세점을 운영해 온 '숨은 강자'다.
롯데와 SK네트웍스에 맞서 신세계와 두산도 시내 면세점에 도전한다.
신세계는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 시내 면세점을 운영 중이지만 이번에 서울 시내 면세점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면세점 입지로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일부를 내놨다. 신세계 본점은 일제강점기 시절 미쓰코시 백화점으로 출발한 국내 1호 백화점이다. 신세계는 부산 시내 면세점도 기존 파라다이스 호텔(6940㎡, 2100평)에서 확장된 신세계 센텀시티 내 B부지(8600㎡, 2600평)를 선정했다.
신세계는 85년간의 유통업 경험을 기반으로 면세 사업에 나서면 관광산업 진흥, 고용 창출 등의 측면에서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랫동안 유통업체 손을 뗀 두산그룹도 면세점 사업에 새로 나선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두산의 정한 사업장은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다.
두산은 두산타워에 입주한 기존 의류 매장이 최근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돌파구로 면세사업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타워는 시들하지만, 동대문 전역을 보면 아직 외국인 관광객 인지도가 높고 관광·쇼핑·교통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이 장점이다.
두산 측은 "동대문의 쇼핑 명소 두산타워에 면세점을 유치할 방침"이라며 "16년간 두타에서 쇼핑몰을 운영해온 두산이 주체가 되어 사업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이날 오후 5시 특허 신청을 마감하고 관세법 시행령에 따라 60일 이내 특허권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소홀한 보안관리가 문제점으로 지적된 만큼, 이번 입찰전에서는 철저하게 심사 과정을 관리 감독한다는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미흡한 관리가 문제점으로 지적된 만큼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선발 과정이 되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전에 관련 기업들이 접수를 끝마친다고 해도 중간 발표를 하면 또 다른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먼저 접수를 한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종료시점인 6시 이후에 확정된 입찰 기업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