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과 내수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이중 불황'에 직면한 가운데 수출 부진이 더욱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가 분석한 '최근 산업경기의 5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내수가 부진하면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보완적인 관계를 나타냈지만 올해는 내수도 줄고 수출은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월까지 내수 출하량은 화학, 금속, 조선, IT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계, 자동차가 소폭의 증가세로 그나마 시장 수요 부진을 완화하고 있지만 수출 출하량은 모든 업종에서 감소했다.
보고서는 외수가 경제성장력을 깎아먹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의 성장 기여도 또한 급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경제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분기 평균 0.5%p였으나 올 1분기 -0.6%p, 2분기 -1.2%p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제조업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분기 평균 1.1%p에서 올 상반기 0.2%p로 대폭 줄었다.
그나마 서비스업이 경제 성장의 추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지만 서비스업의 체력이 한계점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갭률은 올 2분기 -1.8%로 전년 동기(1.1%)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GDP 갭률은 우리나라의 잠재 GDP와 실질GDP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비율로 마이너스일 경우 현재 경기가 평균보다 나쁘다는 의미다. 서비스업도 올 1분기까지 플러스를 유지했디만 2분기에 -0.4%로 전환됐다.
제조업 생산이 크게 위축되면서 출하량이 줄고, 재고가 쌓이는 전형적인 수요부진 국면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증감률에서 출하 증감률을 뺀 격차는 5월 6.5%p, 6월 7.0%p, 7월 6.6%p로 재고량이 출하량을 웃도는 현상이 2012년 2분기부터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재고가 경제성장에 플러스의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는 전반적인 수요 부진에 따른 것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라며 "2분기 기준으로 재고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0.9%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부문인 IT 산업의 경기침체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제조업 IT산업의 생산이 비(非) IT산업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최근들어 비 IT산업보다 낮은 성장세에 그치고 있다.
가뜩이나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와 미래 경기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는 선행지수에서도 회복 신호를 찾기가 어렵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동행지수의 순환변동치는 올해 중반까지 기준치인 100을 상회했지만 최근들어 기준치에 미달하고 있고, 선행지수도 지난해 중반부터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전반적인 산업경기가 부진하지만 저금리 기조와 주택시장 활성화 등의 정책으로 금융, 보험, 부동산임대 서비스 산업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산업 경기를 분해해서 분석하면 일부 회복 조짐이 미약하나마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거시 경제 전반의 상황만 놓고 보면 아직 불황국면에서 벗어났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