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중동국부펀드와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 우리은행 민영화의 구체적 청사진이 2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험공사와 우리은행이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과 예보가 체결한 MOU를 완화하고 해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일(2일)쯤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와 우리은행간의 MOU를 완화 혹은 해지하는 것은 경영자율성을 높여 매각이 수월하도록 돕고, 기업가치를 높여 더 좋은 조건에 팔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는 "우리은행의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MOU를 개선해 경영 자율성을 더욱 확고히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이렇게 되면 우리은행을 둘러싼 불확실성, 즉 정부가 관여하는 부분을 걷어낼 수 있다"며 "동시에 우리은행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건정성을 높여 기업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을 보게되는 MOU의 내용은 건전성, 수익성 등 기본적인 지표를 제외한 관리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위원장은 "예보가 관리하는 (우리은행의)지표가 5가지가 있고 이를 통해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이 지표를 기본적 건전성 지표와 기본적 수익성 지표로 간단화하고, 큰 지표 외에 나머지는 축소 혹은 해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동 국부 펀드에 대해서는 검토 자료를 보내고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는 7월에 경영권 프리미엄 받는 방식에서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확대해서 추진한다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결정했고, 중동 국부 펀드 등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했다"며 아부다비국부펀드와의 접촉 경과를 설명했다.
지분 매각 방식은 경쟁입찰을 기본으로 하되, 수의계약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제값을 받을 수 있다면 유효경쟁 성립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팔 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 경영에 도움이 되는 주주를 찾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면서 "국가계약법상 경쟁입찰이 기본 원칙이지만 수의계약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동국부펀드와의 협상에 다소 시간이 걸릴수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중동펀드가 가장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바람직한 파트너라고 본다"고 전제한 뒤 "다만 아직 합의해야 할 내용이 많아 협상 완료 시기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한국의 금융산업이 우간다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세계경제포럼(WEF)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실상보다 합리적이지 않은 결과"라고 반박했다.
임 위원장은 "자국 기업인 대상의 설문조사 위주이기 때문에 만족도 조사 성격이 높고 국가 간 객관적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개혁과 관련해서는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보험업의 상품 가격 통제 규제와 출시 전 인가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가격과 상품설계에 대한 통제 탓에 보험업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통한 경쟁이 어려웠다"며 "보험업에 대한 가격과 상품 설계에 대한 통제를 개혁 차원에서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