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정부가 불황 극복을 위해 꺼내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첫주말 성적표에 백화점 업계는 웃었다.
4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최대 70% 특가상품 판매와 사은행사 등에 힘입어 매출 트렌드가 급격히 개선됐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대비 23.6% 신장했다. 주요 상품군들의 실적을 보면 아웃도어 28.8%, 구두 62.8%, 핸드백 42.1%, 주방·식기 20.3% 등으로 기록했다.
올 6월 메르스사태로 인해 역신장세를 겪은 이후 7~9월에는 1.5% 신장으로 소폭 개선되었으나 메르스 이전으로 매출이 회복되진 못했었다. 초반이긴 하지만 두자릿수 세일 신장률을 기록 한 것은 11년 12월에 진행 한 송년세일 이후 최초다.
국경절을 맞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백화점 본점을 기준으로 1일부터 2일까지 은련카드 매출은 전년보다 76.2% 늘어났다. 메르스가 발생한 6~7월 당시에는 롯데백화점 본점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급감했지만, 8월을 거치면서 8% 줄어드는데 그쳤고, 9월에는 10%대로 성장했다 9월 중순부터 진행하고 있는 본점 방문 중국인 고객 대상 추첨을 통해 '황옥 입식 관통 주전자' 경품행사와 '웨이신'의 행사 등 유커 관련 프로모션이 10월 국경절 연휴 및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과 겹치면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본점의 경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구두·핸드백 대전, 아웃도어 대전, 주방용품 특가전 등 시즌 인기아이템 행사를 준비했고 130% 이상 목표 초과 달성했다. 또한 롯데카드 및 L,POINT 카드로 2만원 이상 구매고객대상 1만원 상품권 증정을 본점기준 일별 1000명 선착순으로 진행했고, 오후 2시에 조기마감 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초반이라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내국인의 소비심리를 살리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하여 초반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블랙프라이데이 초기 성적표에 함박웃음이다. 1~3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10월 1~3일)과 비교하면 27.6% 늘었고, 지난해 10월 첫째주 같은 요일(10월 2~4일·목~토)과 비교하면 16.5% 증가했다.
특히 패션 부문이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이 밖에 해외패션(21%), 잡화류(18.1%), 남성패션(14.7%), 아동스포츠(12%) 등의 상품군도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우터(재킷·코트 등 겉옷)류·니트류 등이 많이 팔리고 있다"며 "겨울 상품을 중심으로 상품군별 대형 행사와 적극적 프로모션을 마련해 계속 소비 촉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번 블랙프라이데이는 실적이 지난해 대비 36.7% 상승했다고 밝혔다.
여성의류 54.7%, 남성의류 39.8%, 스포츠 35.0%, 아동 21.1% 증가했다. 또한 주얼리/시계는 57.4%, 컨템포러이의류 88.5%, 침구류 51.9%, 주방용품 18.7 등 실적을 견인했다.
홍정표 신세계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와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자연스레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며 전 장르에 걸쳐 매우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국내 경기활성화에 큰 활역소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늬만 세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대해 서울 외곽 지역에 위치한 아울렛 할인행사와 차이점을 찾지 못하겠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객은 "80%까지 할인을 한다고 해서 비오는 날 신세계 백화점을 찾았는데 실제로 와보니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는 상품이 많다"고 불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