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계좌이동제의 본격 시행 하루 만에 약 8만건의 변경·해지가 이뤄졌다.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이 나타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이용하던 은행의 서비스와 상품에 대해 쌓인 고객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융결제원이 전용 사이트인 '페이인포(www.payinfo.or.kr)'를 통해 집계한 결과 계좌 변경은 2만3047건, 해지는 5만6701건에 달했다. 접속 건수는 18만3570건을 찍었다.
실제 계좌이동 첫날 각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서는 기존 주거래 은행에 대한 불만으로 계좌이동을 했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많았다.
아이디 her***은 A은행에서 VIP등급을 유지했는데도, 타 은행들이 제시한 대출 금리보다 더 높게 매겨지자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은행 중 한 곳인 B은행으로 주거래 은행을 옮겼다. 그는 "A은행에 놓아둔 예금도 빼려고 하니 그제서야 낮은 대출금리를 주겠다고 해 더 실망했다"며 "결국 불만이 생기면 은행을 바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러 은행계좌에 자동이체 항목이 분산돼 있어 한 곳으로 정리하기 위해 계좌이동을 한 경우도 있다. 아이디 sar******은 "이곳저곳 가입한데가 많아 자동이체가 따로따로 나갔는데 한번에 쉽게 정리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서울 거주 만 25~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51.2%가 '3년내 주거래 은행을 변경했거나 변경하고 싶어도 못했다'고 답했다.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길 원한 이유로는 '가까운 영업점이 없어서'가 4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른 은행의 우대서비스가 좋아 보여서(38.3%), 예·적금 금리(20.3%), 대출 금리(15.2%) 순으로 서비스나 가격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향후 계좌이동제 수요가 폭발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기존에 주거래 은행에서 혜택을 충분히 받고 있는 경우는 쉽게 이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옮겨봤자 각 은행의 서비스와 혜택이 비슷할 것으로 보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아이디 chi*****는 "어차피 은행들이 줄 수 있는 서비스나 상품이 거기서 거기인데, 결국 수수료 몇백원 더 내느냐 안내느냐의 차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