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선광 기자]21일 4시간가량 진행된 안승아(당시 4살)양 살해·암매장 사건 2차 수색 작업에서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자 “안씨의 진술을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경찰견 2마리와 굴착기 1대, 경력 30명을 동원해 계부 안모(38)씨가 승아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의 한 야산을 4시간 가량 수색했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19일 1차 수색, 21일 2차 수색에서도 승아양 시신이 발견되지 않자 안씨의 진술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안씨가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진술한 갈월리 야산은 한마디로 '돌산'이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나온 안씨의 진술이 맞다면 그가 딸아이의 시신을 묻은 시점은 2011년 12월이다.
엄동설한 한밤중에 삽 한자루로 1.5m 깊이로 땅을 파 시신을 묻었다는 안씨의 말을 과연 믿을 수 있느냐는 게 경찰이 품는 의문이다. 두 차례 수색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굴착기가 70~80㎝ 정도만 파들어가도 바로 돌 무더기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 돌산에서, 그것도 엄동설한에 깊이 1.5m 땅을 혼자 파려면 적어도 반나절 이상 걸릴 것이란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수색 현장의 한 관계자는“(이곳은)전부 돌밭이다. 굴착기 삽이 땅을 헤치면 바로 돌이 나온다”며“여기서 깊이 1.5m를 삽으로 팠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그 말이 맞다면 적어도 반나절 이상 쉬지 않고 땅을 파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마을 주민은 “동네 주변 산이 모두 돌산이다. 돌이 많아 오죽하면 면소재지조차 지명이 석현리(石峴里)겠느냐”고 했다.
백곡면사무소 관계자는 “백곡면은 강원도라고 보면 된다. 거의 전체가 산지이고 돌로 이뤄진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가 현장에서 말한 “(시신을 암매장한 2011년과 비교하면)지형이 많이 바뀌어 매장 장소가 헷갈린다”는 진술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승아양 시신을 암매장한 2011년 12월 중순 당시와 현재도 이 야산은 크게 변한게 없다. 다마, 산주가 종산 관리 차원에서 산 중간을 가로지는 길을 내고 나무 몇 그루를 베어낸 게 전부다.
산지 관리인은 “집안 선산으로 2년 전 나무를 베고, 길을 낸 것 외에는 손을 댄 게 없다”"고 말했다. 옆마을 주민도 산지 관리인의 말에 “맞다. 바뀐 게 없다”고 했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고 안씨의 진술도 오락가락 하자 사건현장 주변에선 안씨가 승아양 시신을 제2의 장소에 유기했거나 시신을 매장하지 않고 야산에 버린 게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나왔다.
경찰도 안씨의 진술에 모순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급기야 22일엔 거짓말탐지를 동원, 조사한 뒤 시신을 재수색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안씨는 2011년 12월 중순께 자신의 집 화장실 욕조에서 숨진 의붓딸 승아를 이틀 동안 베란다에 방치한 뒤 아내 한모(36)씨와 함께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씨는 친딸 승아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욕조에 물을 받아 머리를 수차례 담가 숨지게 했다.
한씨는 지난 18일 오전 승아가 어디에 있는지, 왜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는지를 캐묻는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집에 돌아와 방에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안씨는 사체유기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