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야당에 단순한 대참패를 기록한 것을 넘어, 여권 내 거물급 인재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향후 정국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내 대표적 대권 주자로 꼽혔던 오세훈(서울 종로) 전 서울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에게 대패하면서 한동안 정치적 재기가 불가능해졌다.
오 후보는 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도 불구, "종로도 험지"라고 주장하며 종로 출마를 강행해, 김진 전 의원을 경선에서 누르고 공천 받았다.
그는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유력 대선 후보로 꼽혀와 이번 낙선의 후휴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수(대구 수성갑) 전 경기지사는 영남 텃밭에서 더민주 김부겸 후보에게 큰 격차로 지면서, 사실상 정계은퇴 수순을 밟게 됐다.
경기지사 출신인 김 후보는 고향인 대구로 내려와 이번 20대 총선을 준비했지만, 평생을 수도권에서 살다가 말년에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영남에 내려와 대권가도를 준비한다는 비난 여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낙선했다.
특히 공천 파동의 책임자인 이한구 의원의 지역구를 물러받았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대패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수성구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김부겸 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저에게 지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성원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가슴깊이 사죄드린다"고 참패를 인정했다.
여당 지도부의 일원이자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 후보로 지목된 바 있는 안대희(서울 마포갑) 후보도 더민주 노웅래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차기 국회의장을 꿈꿨던 황우여(인천 서을) 전 대표와 이인제 (충남 논산·계룡·금산) 의원 역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서울 은평을에서만 내리 5선을 지낸 이재오 후보 역시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사실상 재기가 힘들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새누리당의 원조 쇄신파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도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