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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풍수인문학] 비보(裨補)의 원리는 중용의 원리와 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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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압승(裨補壓勝) 논리 - 과유불급(過猶不及)원리와 상통
혈(穴)자리는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조성할 수 없다
거주지는 날카롭게 돌출된 바위나 흉한 지형물 피해서 위치시켜야 한다

[시사뉴스 정승안 교수] 여러 명의 풍수가들과의 현장답사를 하다보면 정확한 ‘혈(穴)’자리를 짚어내는 데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들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또 혈을 찾아내는 것이 풍수의 핵심이라는 자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비보(裨補)’의 방식으로 풍수적인 허점을 보완하려는 노력들이 꽤 오래동안 진행되어왔다는 사실은 어쩌면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비보(裨補)의 원리 - 과유불급 강조하는 중용의 원리와 상통

흉하거나 과한 것은 누르고(壓勝), 모자라거나 부족한 것은 보완(裨補)해 준다는 풍수지리에서의 ‘비보압승(裨補壓勝)’의 논리는, 지나친 것은 오히려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한국인의 삶을 지배해 온 주요한 생활원리와 상통하고 있다. 이른바 중용의 논리를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유·불·선이 공히 공유하는 주요한 윤리적 규범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마을이나 사찰과 같은 터의 지세나 형세에서 기(氣)가 허(虛)하거나 결함이 있을 때, 인위적인 장치나 자연물로 보완하는 비보하는 방법을 써왔다. 풍수의 형국마다 맥이 약할 때는 흙을 덮어서 튼튼하게 보완하고, 때로는 ‘인위적인 산(造山)’을 만들기도 하였다. 너무 강할 때는 ‘절’이나 ‘성황당’과 같은 당집을 짓고, ‘탑(塔)’, ‘나무(洞樹)’로 누르거나 보완했다. 이들은 새마을운동과 더불어 미신으로 치부되며 없어지기 전까지의 한국전통사회에서는 마을공동체의 신앙대상이자 상징적 통합의 기제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마을의 지형에서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소나무나 대나무를 활용해 인위적인 숲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최치원 선생이 만들었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함양의 ‘상림’숲의 풍수적인 기능은 익히 알려져 있다. 경주시조 김알지의 탄생설화를 지닌 ‘계림(鷄林)’이나 경북예천의 ‘금당실 소나무 숲’, 경기도 이천 송말리 ‘연당숲’, 경남 남해 물건리 ‘어부림’, 영양의 ‘주실숲’ 등 전국의 이름난 동네나 마을의 어귀마다 비보를 목적으로 한 숲을 찾아보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비보풍수

비보풍수에서는 주위환경의 풍수형국에 따라 다양한 방식과 소품들이 활용된다. 특히 화재를 방비하기 위한 풍수적 장치들이 많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불의 기운을 지닌 관악산의 화기를 막고 경복궁을 보호하기 위해 샘에 구리로 만든 용(龍)을 넣고, 광화문 앞에 세운 물의 신, ‘해태’상을 세운 것이다. 또, 앞산의 모양이 불꽃모양(火山)의 형국일 때는 ‘연못’을 파거나, 물 이름의 동네지명(南池)을 부여하고, 화기가 많은 불꽃모양이나 촛대봉의 이름을 딴 봉우리에 정월달이면 소금자루를 묻는 의례들이 오늘날에도 많은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다. 봉황의 지명근처에는 날아가지 말고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나무’나 ‘오동나무’를 딴 지명이 필수적으로 뒤따른다. 전주의 경우에서처럼 지명에 기린대로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와 같은 사신도를 연상하는 이름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건지산(乾止山)의 경우에서처럼 서북쪽으로 빠져나가는 기운을 막기 위해 비보를 목적으로 지명을 붙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오행의 배치에 따라 설치된 서울 4대문 중 숭례문(崇禮門)의 경우는 진압(鎭壓)풍수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숭(崇)’과 ‘예(禮)’란 글자를 세로로 배치하고 있는데, 모양으로 따서 두 글자를 겹치면 불탈 ‘염(炎)’이 되기에 관악산의 화기와 맞물작전으로 설기시키기 위함이라는 해석을 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숭(崇)의 획수가 11획이라 강력한 물(水)의 기운으로 화기를 진압하라는 의미가 더 크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런 사례들은 수도 없이 많겠지만, 유별난 이름을 지닌 성기의 이름을 딴 지명이나 마을 입구에 있는 남녀의 성기를 상징하는 남근석(男根石), 여근산(女根山)들을 마주하게 되면 조상들의 풍수작명에는 가히 살아있는 유기체로서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들이 여실히 배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골짜기나 강물을 타고 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건물이나 나무를 심어 어느 정도의 손상이나 피해를 막기 위한 비보풍수는 환경과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이나 도시개발의 과정에서 풍수의 원리를 활용하는 나름의 대안과 노력들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고 비보풍수의 효과를 완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간위주의 욕심이나 바람을 충족시키기에는 자연의 힘과 영향력은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혈(穴)자리는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조성할 수는 없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기업의 경영 및 일상생활의 재편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는 비보풍수

최근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는 건물의 형태를 두고 ‘풍수전쟁’이 한참이다. 날카로운 칼 모양의 건물과 ‘방패’모양의 건물형태를 지으면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가운 유리창 모양과 뾰족한 형상의 건축물들이 상대방 건축물에 공격적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거나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 크고 화려한 전광판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기업경영에서도 풍수건축의 논리는 주요한 경영전략으로 이미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비보풍수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 집을 짓거나 거주할 때에는 날카롭게 돌출된 바위나 흉하게 보이는 지형물은 피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또 잠자리나 생활공간에서 날카롭게 보이는 모서리나 각진 지붕의 꼭지점이 찌르듯이 보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붕모양이 삐죽하거나 날카로운 형태들도 피해야 한다. 이런 형상들은 불안정한 기운과 더불어 살기(殺氣)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편두통이나 대인관계에서의 날카로운 일들도 따라 오기 마련이다. 너무 큰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거나, 고압전신주의 윙윙거리는 소리들도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거울이나 수족관을 활용하는 것이 해결방안이라고 제시하기는 어렵다.


바늘이나 계란 하나를 묻어두고서 수십년이 지나 다시 그 자리를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풍수에서의 혈(穴)의 논리는 그 자리를 보는 사람의 마음과 심리와 기분에 따라 편하게 해도 된다는 개별적 인식의 선택영역이 아니라, 공간적 인식과 기(氣)론의 접합점에서 만나는 ‘터잡기의 예술’ 영역에서 이해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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