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17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회

"인권박물관은 '특정 시기·역사적 장소' 선택해야"

URL복사

남영동대공분실 인권기념관 조성을 위한 '5차 워크샵' 열려
아우슈비츠, 별도 전시관 없이 당시 모습 그대로 전시
베를린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기념비·기념공원·전시시설 완비
바르샤바 유대인 역사 박물관,거대 박물관에 최첨단 전시 시설


[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15일 옛 남영동대공분실 7층 강당에서는 '역사학자에게 들어본다, 민주인권기념관 조성의 원칙과 방법'이라는 주제로 성신여대 사학과의 홍석률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홍 교수는 "좋은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선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해외 사례를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그는 "박물관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박물관에서 다루는 주제를 선정하고 전 시기를 다룰 수 없으므로 특정 시기로 제한해야 한다"며 "박물관이 위치하는 장소가 주는 의미가 크므로 박물관의 위치는 역사적인 장소로 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래는 홍 교수 강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옛 동독의 슈타지박물관은 동베를린에 있었던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탄압하던 동독의 정보기관인 슈타지(Stasi) 본부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여 박물관을 개설했는데 현장보존에 충실하게 전시된 박물관으로, 가해자 컨셉으로 전시된 인상적인 박물관이었다.



아우슈비츠는 대표적이고 가장 큰 유대인 학살 수용소로 별도의 전시관 없이 기존 수용소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여 전시돼 있는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전시하는 것만으로도 방문객은 충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전시실 곳곳에는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영국 맨체스터의 민중사 박물관은 피터루(Peterloo) 학살 사건이 벌어진 피터 성당 광장 주변에 위치한 박물관인데, 작은 공간 안에 민중 참정권운동을 중심으로 규모있게 잘 기획하여 전시해놨다.



베를린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지상에는 기념비와 기념공원이 있고, 전시 시설은 지하에 있다. 희생당한 유대인에 대한 추모를 중심 내용으로 전시돼 있는데, 희생자들을 익명화하지 않고 개개인들의 삶과 고통, 경험을 제시한 것이 특징적이다.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역사 박물관은 유대인들이 집단 수용되었던 게토 지역에 건설된 박물관인데, 유대인들의 저항운동이 있었던 이 게토에는 기념비가 있었다고 한다. 빌리 브란트가 무릎을 꿇고 헌화하여 화제가 되면서 기념비 앞에 박물관을 건설했다. 남아 있는 유적이 거의 없어, 커다란 박물관을 짓고 최첨단 전시 시설과 기법으로 전시돼 있다.



뮌헨 민족사회주의 다큐멘테이션 센터는 나치당의 발흥지이자 그 본부가 있던 뮌헨에서 1990년대부터 지식인들과 시민단체들이 나치청산과 관련해 나치당과 그 이념인 민족사회주의의 실상을 보여주는 전시 시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나치당 본부와 과거 나치당원 추모시설이 있던 쾨니히 광장에 건설한 박물관이다. 유물 없이 사진과  문서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효과적으로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역사적 의미를 지닌 해외 박물관의 사례에 이어 홍 교수는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의 바람직한 활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가폭력과 인권침해의 현장인 남영동대공분실에서는 피해자들과 그 가족의 고통, 유가족과 민주화운동가들의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에 대한 헌신, 그들에 대한 추모의 내용이 전시돼야 한다"면서 "가해자인 군사독재정권, 억압기구, 억압을 자행한 행위자들에 대한 내용도 전시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다만, 효율적인 전시를 위해 전시 주제와 시기를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과 공간은 기본적으로 보존해야 한다"며 "많은 상징성과 현장성, 역사적 의미를 갖는 현장과 건물을 기본적으로 보존하고 두드러지게 변경해서는 안되지만, 기존 건물, 공간만을 활용하는 전시는 한계가 있으므로, 주변 공간, 부차적인 공간, 지하 공간 등을 활용하여 계획된 전시 공간을 만들어 전시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시 내용에 있어서는 개개인의 구체적인 이야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아야 방문객들에게 전시내용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홍 교수는 아래와 같이 답했다.
(*참석자의 질문은 생략하고, 홍 교수의 답변만 실었다)


- 박물관을 만들 때 어떤 틀로 만들 것인지도 중요한데, 국가예산으로 만들 것인지, 시민들의 모금으로 만들 것인지, 그리고 학계와 시민단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김성환/ 남영동대공분실 인권기념관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 남영동대공분실의 경우 마당이 넓은 편이지만 이런 공간도 보존해야 건물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고연희/3.1민회)


- 남영동대공분실 기념관에서 다루는 기간은 1976년 설립 후부터 1987년 6월항쟁까지의 기간이 적절해보이지만, 논의를 거쳐 시기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설립 초부터 외국인 방문객을 배려한 언어지원도 필요하다. (남명진/ 서울대민동 회원)


- 여순항쟁유가족회에서 참석하신 분께서는 그 이전의 역사도 배경으로 다루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해주셨다. (장경자/여순항쟁유가족회)


- 남영동대공분실의 가해자인 대공경찰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경찰의 협조를 받아 관련 유물들을 빨리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동독의 슈타지박물관의 경우 밀정들 사진을 처음엔 다 공개했다가 최근엔 얼굴을 가린다고 한다. 단 이미 사망한 사람은 노출시키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고 한다. (이은정/남영동대공분실 인권기념관 추진위원회 사무국 총무)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제4회 서울아트페어 2025' 개막... "새로운 미술시장 트렌드 만날 기회"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에서 매년 열리는 미술인들의 축제 '제4회 서울아트페어 2025'가 지난 15일 학여울 SETEC 에서 개최됐다. 국내외 현대미술 트렌드와 함께 신선하고 독창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개최된다. 지난 2022년 8월에 첫 개최를 하여 올해 4회를 맞이하는 서울아트페어는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되고 미술 애호가, 컬렉터, 그리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적인 아트 페어이다. 월간아트 아트벤트와 에이스아담 주최로 펼쳐지는 이번 아트페어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 500여 명과 갤러리 60개가 참여해 총 1만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다채로운 작가들의 신작과 주요 컬렉션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매년 방문객과 컬랙턱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고 있는 서울아트페어는 작품을 관람하는 것 이상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도 현대미술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현장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구입 행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김범석 직무대행 "미국 관세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 여전…시장 상황 지속 점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16일 주요국과 미국간 관세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시장 상황을 지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주재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참석했다. 구체적으로 김범석 직무대행은 "최근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주요국과 미국 간 관세협상, 미국 경제상황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F4회의를 중심으로 시장 상황을 지속 점검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현재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관세 협사 관련 양자 면담을 진행한 상태다. 이 자리에서 정 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조치 관련 주요국과의 협상 동향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양국 간 통상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날 오후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그리어 대표와 만나 통상 현안에 대해 논

사회

더보기
한국 뇌졸중 인식 향상...심층적 이해도는 감소, 2009년과 2023년 뇌졸중 인식 수준 비교한 전국 단위 조사 결과 발표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와 이응준 공공임상교수팀은 2009년과 2023년 두 시점에서 뇌졸중 인식 수준을 비교한 전국 단위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뇌졸중 인식 수준은 전반적으로 향상됐으나, 다양한 위험인자에 대한 심층적 이해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정보 획득 비율이 급증했으며, 정맥 내 혈전용해술(IVT) 인식과 응급 대응 비율은 증가했으나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그쳤다. 이 결과는 전반적인 뇌졸중 인식 수준이 개선됐으나, 정보의 깊이가 부족하고 디지털 정보 격차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되어 뇌에 급성 뇌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발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뇌졸중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12.2건,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1,500건 이상 발생하는 추세다. 주요 증상으로는 한쪽 팔이나 다리의 마비, 언어 장애, 얼굴 비뚤

문화

더보기
중국통 외교관이 전하는 현장 리포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총성 없는 전쟁터인 외교 현장에서 한중관계를 균형감 있게 조명한 책이 출간됐다. 북랩은 최근 외교관으로 종사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중국과 한중관계의 본질을 직시하고, 선입견 없이 중국이라는 나라를 전달하고자 한 ‘공자와 한비자를 알아야 중국이 보인다’를 출간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외교에 있어 언제나 중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공자와 한비자를 알아야 중국이 보인다’에서는 오늘날의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중국 역사의 굵직한 흐름을 앞서 이야기한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중국 외교가 가진 특성과 구체적인 경험을 통한 실제 사례를 제시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이해를 전제로 한다면 불필요한 소모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또한 한중수교 후 양국 간에 있었던 주요 외교 사안과 사건들을 토대로 양국관계에서 중국이 가지고 있는 입장 그리고 위치에 대해 생생하게 풀어냈다. 특히 중국과 한국 사이에 북한이라는 키워드가 존재하는 만큼 중국이 견지하는 태도에 대해 우리는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자주 소비되는 중국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측면이 두드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김문수 후보 ‘내가 나서면 대선 이길수 있다’는 착각인가? 단순 몽니인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이 ‘단순 갈등’수준을 넘어 ‘꼴볼견’ ‘가관’ ‘x판 오분전’이다. 지난 3일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와의 단일화는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됐다. 왜냐하면 김 후보가 세 차례나 치러진 국힘 경선에서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을지문덕’이라며 자신이 후보가 되면 한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는 것을 수차례 밝혔기 때문에 한 후보를 지지하는 국힘당원들이나 중도층이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해 최종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측이심(如廁二心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으로 김 후보 측이 갑자기 단일화에 몽니를 부리면서 단일화 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물론 김 후보 측의 몽니에는 이유가 있었다. 본인이 국힘 후보인데 국힘 지도부는 한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 전략을 짜고 있고, 본인이 추천한 사무총장(장동혁) 임명을 무시하는 등 선거와 관련한 당무(黨務 당의 사무나 업무)에서 철저히 배제당한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당연히 ‘이건 아니지’라는 꼬라지가 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 지도부와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