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끼어들지 말라”는 북한의 노골적인 면박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도쿄(東京)올림픽 남북단일팀’을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북한 변호인’에 한숨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연합뉴스 등 서면인터뷰에서 “남북 간에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27일 북한 외무성은 담화에서 “저들도 한판 끼여 뭔가 크게 하고 있는 듯한 냄새를 피우면서 제 설 자리를 찾아보려고 북남(남북) 사이에 그 무슨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며 “북남 사이에 무슨 다양한 교류, 물밑대화가 진행되는 것처럼 광고하는데 그런 것 하나도 없다”고 면박을 줬다.
북한은 미북 대화에서의 문 대통령 ‘중재자’ 자처에 대해서도 “협상을 해도 조미(朝美. 미북)가 직접 마주 앉아 하는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 담화 당일에도 북한에 ‘구애’의 손길을 뻗었다. G20정상회의 차 방문한 일본 오사카(大阪)의 한 호텔에서 재일교포들을 만나 “내년 도쿄올림픽에 남북선수단이 공동입장하고 4개 종목에서 단일팀이 출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8일 북핵외교안보특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그렇게 (북한으로부터) 모욕을 당하고도 고집스레 북한 편을 드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며 “요즘 대통령이 하는 일을 보면 한숨만 나올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는 대북제재에 올인하고 안보는 김정은 선의만 바라보고 있다”며 “대통령은 영변핵시설만 완전폐기하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고 했는데 영변 폐기만으로 불가역적 비핵화가 달성된다는 주장은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이 북한 변호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북한은 ‘대화는 미북 간에 할테니 참견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어제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만나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변함없다는 얘기를 또 했다. 중국이 (북한) 후견인 역할을 하고 우리가 보증인이 돼 대북제재 완화를 도우려는 것 아닌가”고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이 정권 앞으로 3년 남았다. 남은 3년간 이렇게 계속 간다면 대한민국 생존까지 염려스럽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정부 정책 전환을 당부했다. 한국당 북핵특위는 이날 ‘문재인 정권 2년, 안보가 안 보인다’ 제하 안보실정 백서를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