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떨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에서 ‘한-UAE 항공협정 회담’이 열린 가운데 국내 항공업계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일머니에 기반한 중동 항공사들의 시장 잠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 협정에서 UAE는 인천-두바이, 인천-아부다비 노선을 각각 두 배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두바이 노선에는 에미레이트항공이 주 7회 운항하며 인천-아부다비 노선에는 에티하드항공이 주 7회 운항한다. 국적 항공사로는 대한항공만이 인천-두바이 노선에 주 7회 운항할 뿐이다.
중동 항공사들의 증편은 한국발 유럽행 수요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UAE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저가공세를 통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항공권 가격은 대한항공보다 평균 20∼30% 저렴하게 책정돼 있다.
앞서 유럽에서도 중동 항공사의 증편 요구와 저가 공세로 루프트한자를 비롯한 에어프랑스 등이 아시아 및 아프리카행 노선을 감축 또는 중단한 바 있다.
이러한 업계의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는 이들의 증편 요구를 거절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아메리칸항공 및 델타항공 등 해외 항공사 또한 중동 항공사들의 행위를 불공정 무역이라 규정하며 지난달 공동 기고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