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이연숙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필수 의사 부분 문제, 지역의료체계와 의료전달체계 미흡 등 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의료계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의료계에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방안보다 대화와 협의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박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가 최소한의 필요조치이며 이 외에도 지역의 의료체계 육성과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수가조정과 재정지원 등이 함께 이뤄져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며 "필수 부문 의사 배치를 확대할 수 있는 종합 개선 방안을 의료계와 협의해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와 관련해 "전공의들이 요청하는 수준 환경의 개선 문제도 정부는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속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협의체를 구성해 지원방안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이미 합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의대 정원 확대가 단순히 의사 배출 수를 증가시키는 과정이 아니라 지역의료를 육성하고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의사협회가 제안한 정부와 의료계 간의 소통협의체를 구성하고 우리 보건의료체계를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협의에 나서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006년부터 동결된 3058명 의대 정원을 2022학년도부터 매년 지역의사 300명, 특수·전문분야 50명, 의사과학자 50명 등 400명씩 10년간 한시적으로 늘리는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활용해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해 2024년 3월부터 역학조사관, 감염내과 등 공공 필수 의료분야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대하며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하루 집단 휴진을 진행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도 12일 낮 12시까지 정부에 개선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14일 1차 전국 의사 총파업을 예고했다.
정부는 대화나 협의가 아닌 파업 등은 자제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박 장관은 "의대 정원 문제와 무관한 아프고 힘든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투쟁 방식은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로 예고된 의협 총파업과 관련해선 "14일로 예정돼 있는 의협의 집단행동은 저희들이 여러 차원을 통해서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의협에서 주장하는 내용 중에서 일부는 저희들이 경청할 내용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을 서로가 받아들이면서 좀 더 진지하게 대화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박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을 위한 의료체계 개선과 국가적인 의료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우리나라의 활동 의사 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3분의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도지역의 인구당 의사 수는 서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등 필수 분야와 의과학자 등 첨단 분야의 의사부족 현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한해 3058명 배출되는 의사를 400명 더 늘리는 이번 의대 정원 확대는 이러한 긴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 조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