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여름내 지친 체력도 보하고 겨울도 대비해야 할 시기다. 김진돈(운제당 한의원장, 한국노동교육원 객원교수,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 대한형상의학회 부회장 겸 교수) 한의학 박사를 통해 가을을 건강하게 나는 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폐의 기운을 맑게 해야 가을철은 폐가 왕성하고 간이 쇠약한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온도차가 심해지고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기 시작하므로 폐기능이 왕성해야 이에 적응하기 쉽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폐가 약한 사람이나 너무 과도하게 폐를 지치게 되면 기침, 천식, 가래 등 호흡기 계통의 질환으로 고생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가을에는 조증(燥症)이라 하여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여러 가지 피부병이 오기 쉬운 계절이다. 봄과 여름의 기운이 바깥으로 발산했다면 가을에는 마음을 가다듬고 신기(神氣)를 안으로 모아 주어야 한다. 이는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기 위해서 온몸에 지방분을 축적하는 것이 본능적인 생리현상이다. 그래서 가을은 만물이 살이 찌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는 인체도 모든 기운을 안으로 거두어들이는 것이 계절에 잘 상응하는 원리다. 특히 가을철에는 밥을 잘 먹어서 뼛골에 진액을 보충하고 살을 찌우는 일이 중요하다. 동의보감 ‘내경편’의 가을철 건강법을 살펴보자. 가을 세달은 용평(容平, 가을에 만물을 거두어들이고 다시는 성장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라고 하였다. 이때는 하늘의 기가 쌀쌀해지고 땅의 기는 깨끗해진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닭이 울면 깨어나서 마음을 편하게 하여 가을의 엄한 기운을 누그러뜨리고 신기를 거두어준다. 가을 기운을 조절하고 밖으로 마음을 두지 않으며 폐의 기운을 맑게 한다. 이것이 가을 기운에 호응하는 것이다. 만일 이를 거역하게 되면 폐를 상하고 겨울에 가서 삭지 않은 설사를 하며 간직하는 힘이 적어진다고 했다. 신진대사 왕성하게 하는 보약 평소 생활법으로 가을에는 무슨 음식이든지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어 살을 찌우도록 한다. 비만해지지 않을 정도라면 어느 정도는 먹어도 괜찮다. 특히 가을에도 제철음식을 먹는 게 좋은데 대추나 밤 등 단맛이 나는 과일을 먹도록 한다. 보약(補藥) 먹는 계절하면 가을을 연상하는데 사실 어느 때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특히 여름 내내 허약해진 기를 보강하기 때문에 가을에 보약을 먹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실제로는 체력이 떨어지거나 나른하고 힘들 때 복용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보약도 각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배합성분이 다르고 종류도 아주 다양해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보약은 인체 내의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 저항력과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인체의 모자라는 것은 도와주고 지나치거나 항진된 것은 깎아주는 보사의 원리가 처방의 기초가 된다. 대체로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느라 몸 안의 체력이 소모되고 고갈되었기 때문에 환절기가 오면 여러 가지 반응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감기나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이나 복통, 설사 등의 위장질환을 앓게 되는데, 이런 감염질환의 예방과 위와 장 기능의 강화를 위해 보약을 써서 방어력과 활력을 키워주면 좋다. 편의상 보약은 보기약, 보양약, 보음약, 보혈약 등 네 종류로 구분한다. 보기약, 보양약은 양기(따뜻한 기운)이 부족하여 몸이 불편할 때 쓴다. 형상의학적으로 얼굴빛이 창백하거나 눈에 정기가 없으며 살이 찐 체질의 사람들 가운데 양기부족으로 인한 허약체질에 응용한다. 특히 체격이 있는 뚱뚱한 수험생들이 낮에도 졸리고 늘 무기력하며 어떤 일이든 자신감이 없고 소심하며 겁이 많은데, 이때 보기약과 보양약을 처방하면 효과가 좋다. 또한 물만 먹어도 체중이 느는 것 같고 기운이 없으며 항상 몸이 무겁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시 기가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들이다. 대표적인 약재가 황기 백출 인삼 산약 등을 응용할 수 있다. 보혈약과 보음약은 음혈이나 진액이 부족할 때 주로 사용한다. 형상의학적으로 몸이 마르고 얼굴빛이 초췌하면서 검고, 오후가 되면 더욱 피곤하며 머리도 맑지 못하다. 밤에는 잠이 잘 안 오는 등의 증세가 나타날때 사용한다. 나이가 먹으면 허리가 약해지고 구부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음혈이 부족한 경우다. 제철음식 대추와 밤 좋아 가을철 과일로 신경과민과 위장질환에 좋은 것으로 대추를 권할 만하다. 한의학에서 임산부가 대추를 구워먹으면 태아가 튼튼하게 자라고 산모의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본다. 이는 오장육부를 보해주고 12경맥을 돕기 때문이다. 형상의학적으로는 가슴이 풍만하고 배가 나왔으며 눈두덩이 부어오른 듯 두툼한 사람이나 입 주위에 주름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이런 체질은 비위기능이 허약해서 소화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신경을 안정시켜주기에 신경과민이나 히스테리 증세를 다스리는데 좋다. 형상의학적으로 피부색이 검은 여성 얼굴에 살이 없으면서 각이 진 사람이나 코에 살이 없고 길면서 큰 사람, 남자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은 신경성질환이 잘 나타나는 체질이므로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특히 수험생들은 신경과민과 위장질환으로 고생하기 쉬우므로 대추차를 수시로 마시면 좋다. 허약한 기를 보강해주고 폐와 기관지를 도와 기침을 멎게 하며 심계정충에 효과가 있다. 두 번째로 밤을 들 수 있다. 밤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5대 영양소를 고루 갖춘 완전식품이다. 동의보감에 기를 도와주고 장과 위를 튼튼히 하고 신기(腎氣)를 보해주고 배고프지 않게 해주는 유익한 과일이라고 했다. 특히 밤에는 토마토와 맞먹을 정도의 비타민 C가 풍부해서 겨울철의 비타민 C공급원이 되어 감기와 만성피로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또 쌀보다 비타민 B1의 함량이 4배나 되고 인체의 발육과 성장을 위한 비타민 D도 많이 들어 있다. 한의학에서 밤을 말리면 황률이라 해서 위장과 비장 그리고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이외에 배탈이나 설사에 군밤을 천천히 씹어 먹으면 좋다. 밤 속의 당분은 소화가 잘 되기에 병을 앓고 난후나 어린이 영양식으로 권할만하다. 생밤을 잘게 해서 환부에 붙이면 해독작용이 있는데 이는 지혈성분과 함께 독소를 완화시켜주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알콜분해 효소가 함유되어 있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차멀미와 만성기관지염에 꾸준히 복용하면 좋다. 밤껍질에는 노란색 속살의 항산화 물질인 카로티노이드가 있어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노화를 저지시켜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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