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올해 필리핀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슈퍼 태풍 라이의 사망자 수가 최소 146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통신 두절로 피해 보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지역이 많아 피해는 더 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필리핀 중부 보홀주의 아서 야프 주지사는 보홀주에서만 7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으며 13명이 부상했다면서, 48개 도시들 가운데 33개 시만 피해 보고가 이뤄졌을 뿐 나머지 15개 시에서는 피해가 보고되지 못해 사망자가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야프 주지사는 페이스북에 비상식량 꾸러미와 식수 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비상식량과 식수 확보를 위해 비상 권한을 발동하도록 시장들에게 지시했다.
피해 지역을 항공 시찰한 그는 "120만명 인구의 보홀주 전체가 태풍으로 황폐화되고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한편 BBC와 NHK 등 외신들은 라이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소 169명이며 최소 50명이 실종됐다고 현지 경찰과 언론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재민 40만명 이상디 대피소로 피신한 것을 포함해 약 78만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재난 대응 기관, 경찰, 지역 공무원들에 의해 적어도 64명의 다른 태풍 사망자가 보고되고, 라이가 처음 상륙한 필리핀 남동부 디나가트제도주의 몇몇 마을에서 10명이 사망했다.
숨진 사람들은 대부분 쓰러진 나무와 무너진 벽에 깔리거나, 갑작스러운 홍수로 익사하거나, 산사태에 매몰돼 목숨을 잃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18일 디나가트제도주를 방문, 20억 페소(약 474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시속 195㎞의 바람과 최고 270㎞의 돌풍을 동반하여 라이는 지난 16일 필리핀에 상륙한 뒤 17일 남중국해로 빠져나갔다.
적어도 227개의 도시와 마을에서 전기가 끊겼는데 지금까지 복구된 곳은 21개 지역에 불과하다고 필리핀 관리들은 전했다. 공항 3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그중 2개 공항은 폐쇄됐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2013년 11월 중부 지방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으로 630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한편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이 어려워 피해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필리핀 언론들은 집, 병원, 학교, 지역 사회 건물들이 갈기갈기 찢겼다. 완전한 대학살이다"라는 구조대원들의 말로 슈퍼 태풍 라이의 피해에 대해 묘사했다.
필리핀 적십자사의 리처드 고든 총재는 "2차 세계대전보다 더 심한 폭격을 당한 것처럼 보이는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적신월사 연맹은 장기적 구호 활동을 위한 2000만 스위스 프랑(약 258억원) 지원을 긴급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