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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혈침’제거 민족정기 회복 구슬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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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로 정을 내려치고, 펜치로 조인지 1시간째. 장정 둘이 움켜 쥔 펜치에 힘을 실어 ‘쭉’ 잡아 빼자 53㎝짜리 쇠말뚝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일 오전 11시30분께 안양시 석수1동 삼막천 계곡. 지난해 9월 이 곳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쇠말뚝을 제거하기 위해 (사)민족정기선양회 관계자 10여명이 모였다.
이곳에 박힌 쇠말뚝이 민족정기 말살을 위해 일제가 박은 ‘혈침’이라고 이들은 확신했다. 지난달 1일 쇠말뚝 제거를 위해 산신에게 올린 고유제 뒤부터는 명칭도 혈침으로 고정했다.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정기를 되살린다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쇠말뚝으로 훼손된 자연을 원상 복구한다는 취지에서 제거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먼저 주변에 널려 있던 나뭇가지를 이용해 태극기를 게양했다. 혈침제거 의미뿐만 아니라 국토 정화 차원에서 국가를 생각하는 마음을 새긴다는 의미로 국기 게양 의식을 가졌다.
예를 갖춘 뒤 이들은 저마다 망치와 펜치, 드라이버를 들고 쇠말뚝이 박힌 곳을 둘러봤다. 고유제를 지냈을 때까지만 해도 12개 뿐이었던 쇠말뚝이 지난주에 2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우선 제거 대상으로 추가 발견된 쇠말뚝 2개가 낙점됐다. 쇠말뚝은 계곡 속에 박혀 있어 빼 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물길을 막고, 쇠말뚝 주변을 두드렸다. 기반을 흔들어 빼 낼 생각이었다. 20분 정도 작업을 하다 힘을 모아 잡아 빼 봤지만 바위 틈 속에 50㎝ 가까이 박힌 쇠말뚝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고인 물은 미리 준비한 호스에 입을 대고 뿜어냈다. 원시적인 방법이었지만 장비가 갖춰지지 않아 별 수 없었다. 대신 26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혈침 제거에 나선 소윤하(66) 민족정기선양회장의 노하우가 뒷받침 됐다.
이들이 박힌 쇠말뚝을 빼 내느라 ‘끙끙’ 되는 사이 한쪽에서는 곳곳에 널린 작은 바위를 주어와 망치로 잘게 부쉈다. 쇠말뚝을 빼낸 자리를 메우기 위한 작업이다.
소 회장은 “혈침을 제거하면 빈자리가 상처로 남을 것 아닌가. 이곳을 메워줘야 상처가 빨리 아문다”라고 말했다.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쇠말뚝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옆에 있던 72㎝짜리 쇠말뚝도 곧 제거됐다. 뽑힌 쇠말뚝은 하나같이 지름 3㎝에 6각형 모양을 하고 있었고, 가운데는 지름 1.3㎝ 정도의 구멍이 나 있었다. 밑 부분에는 모두 나선형 홈이 파져 있었다.
소 회장은 발견된 모두 14개의 쇠말뚝 가운데 지금까지 7개를 제거했고, 나머지는 이달 안에 모두 뽑은 뒤 3·1절에 맞춰 정안제를 올릴 계획이다.
소 회장은 “사람 몸에 화살이 박혔을 때 어떤 연유로 박혔는지 조사하는 것보다 먼저 뽑아내고 치료하는 게 우선 아니겠는가”라며 “우리 국토 곳곳에 박힌 독 혈침이 사람 몸에 박힌 화살과 같다”고 말했다.
안양시는 그동안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할 목적으로 박아 놓은 혈침인지 확인하기 위해 검증작업을 벌였지만 이를 뒷받침 할 만한 문헌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문헌은 없지만 “쇠말뚝이 발견된 곳은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이라고 해서 목마른 말이 마시는 물이 고인 곳으로, 일제가 민족정기 말살을 위해 물에 독(쇠말뚝)을 탔다고 풍수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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