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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건강 챙기기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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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조금만 더 걸어도 수명 위험 줄어드는 ‘걷기’의 효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걷기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신체능력과 경제력에 큰 상관없이 시도할 수 있는 것은 걷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시간이 없는 바쁜 직장인들도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 짧은 시간의 걷기를 나눠 하거나 출퇴근길을 이용한 걷기만으로도 각종 질환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세먼지 심할 때는 저강도 걷기


걷기는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과 함께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이란 운동 중 산소 공급을 통해 지방과 탄수화물을 소모하게 하는 전신운동을 말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과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암과 알츠하이머의 발생을 줄이고, 우울과 불안 등을 유발하는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1만보’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하루 걷기의 척도로 인식돼왔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심장협회(AHA)에 의하면 일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하루 30분 운동을 한다면 1주일에 5번 정도 된다. 6,000보 내외로 걸으면 걷기의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루 3,000보만 걸어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4,000보 걸으면 모든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하락하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걷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같다 하더라도 운동 강도에 따라 사망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 박한진 강사,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 미세먼지 고농도 지역(연평균 미세먼지 54.5㎍/m³ 이상)에서 고강도 운동을 하면 사망 위험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회당 최소 30분 이상의 신체 운동을 주 1회 이상 주기적으로 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 8만1,326명을 대상으로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와 운동 강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다. 

 

건강을 위해 즐기는 운동은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중등도 운동과 격렬한 달리기 등 숨이 헐떡일 정도의 고강도 운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연구팀 연구 결과 저농도 미세먼지 속에서 하는 중등도·고강도 운동 모두 수명 연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노인의 전체 운동량 중 중등도 운동 비중이 10% 증가하면 사망 위험률이 2.3% 감소했고, 고강도 운동의 비중이 10% 증가하면 2.8% 줄었다. 

 

하지만 연평균 미세먼지가 54.5㎍/m³ 이상일 때는 운동 강도에 따라 사망 위험률이 차이를 보였다. 미세먼지 고농도 지역의 노인이 중등도 운동 비중을 10% 높이면 사망 위험률이 4.8% 감소했지만, 고강도 운동 비중을 같은 정도로 올리면 사망 위험률이 4.9% 증가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대기 질이 나쁜 상황에서의 고강도 운동은 실내에서 하거나 실외에서 운동을 할 경우 걷기와 같은 저강도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선택임을 암시한다. 

 

뇌기능과 상관관계


 걷기는 특히 무릎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걷기를 통해 근육을 강화시키면 관절이 안정되면서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관절염 환자의 경우 염증과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미국 보스턴 대학의 대니얼 화이트 박사는 하루 6,000보를 걸으면 무릎관절염을 예방하는 동시에 무릎관절염으로 인한 신체기능장애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무릎관절염 위험이 크거나 무릎관절염을 겪고 있는 1,800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진행한 실험 결과 1,000보 걸을 때마다 무릎관절염에 의한 신체기능장애 위험이 16-18% 감소해 하루 6,000보를 걸으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는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해 알츠하이머병 같은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 또한 뛰어나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최영민 교수·서국희 교수·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외과 김종완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40세 이후부터 고강도 걷기 운동을 하면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65~90세 노인 188명 중 인지기능이 정상인 107명과 경도 인지 장애를 갖고 있는 81명을 대상으로 걷기 활동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비걷기’ 그룹에 비해 걷기활동 그룹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이 더 높았고, 전반적인 인지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그룹은 ‘비걷기’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우수했지만 ‘저강도’ 그룹은 다른 그룹과 비교해 인지 능력에 차이가 없었다. 또 중년기에 걷기활동을 시작한 그룹이 노년기에 시작한 그룹보다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우수했다.

 

걷기는 우울·불안·스트레스을 해소하는 등 정신건강에도 긍정적 효과를 발휘한다. 숲길을 걸으면 그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국립 나주병원, 나주시보건소와 함께 60~80대 치매고위험군 노인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 참가 전·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숲길을 걷는 프로그램 참가 후 주관적으로 느끼는 일상생활 능력은 향상되고, 스트레스 생체지표인 코티졸 농도는 감소했다. 또 뇌파 중 긴장·스트레스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뇌파(H-beta파)도 줄어들었다. 특히 숲길을 걸을 때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함께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충북대학교 신원섭 교수팀이 20대 남녀 60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한 결과 또한 숲길 걷기가 인지능력과 긍정적 정서 변화에 큰 효과가 나타났다. 조사대상자들을 나눠 숲길과 도심을 걷게 한 후 각각 인지능력과 정서상태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숲길을 걸은 그룹은 20% 이상의 인지능력이 향상됐고 우울감과 분노, 피로감, 혼란 등의 정서가 긍정적으로 변했다. 반면 도심을 걸은 조사 대상자들은 인지능력이 약간 둔화되고 정서와 감정도 부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의 실험에서도 도심 외곽 지역에서 자연 경관을 즐기며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기억력 및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50분 동안 높은 빌딩이 들어서 있고 교통 체증이 혼잡한 도로를 걷게 했으며, 그 외 그룹은 도심 외곽 지역에서 나무가 들어서 있는 길을 걷게 했다. 연구 결과 도심 외곽의 나무길을 걸은 이들의 뇌 기능은 산책 전에 비해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심 한가운데를 걸어다닌 이들은 뇌기능 향상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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