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15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무병장수백세

【건강백세】 끊어야 하는 유혹, 초가공 식품

URL복사

마약과 같은 중독성...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사망률 높이고정신건강에도 작용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초가공 식품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소시지, 스낵, 빵, 탄산음료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초가공 식품에 더 강한 유혹을 느끼고 끊기 힘든 것일까? 그것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뇌에 빠르게 도달하면서 중독성 일으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감자칩과 시리얼 등 각종 초가공 식품이 담배와 술, 마약처럼 중독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많은 초가공 식품들이 두뇌의 보상 시스템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미 미시건대 심리학과 애슐리 기어하트 교수는 초가공 식품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이 니코틴, 알코올, 각종 중독성 약품에 못지않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초가공 식품을 간절히 원하게 돼 충동적으로 소비하면서 끊지 못한다”는 것이다.

각종 칩과 시리얼, 간식용 바 등 초가공 식품은 제조 과정에서 원료를 분자 단위까지 분해해 수분과 식이섬유를 제거함으로써 씹기 쉽고 소화가 잘되도록 만든다. 기어하트 교수는 “초가공 식품의 성분이 뇌에 빠르게 도달하면서 중독성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초가공 식품이 일반적으로 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것도 중독성을 일으켜 끊기 힘들게 만드는 이유다. 사람들이 중독적으로 섭취하는 대표적 식품들이 초콜릿, 아이스크림, 프렌치프라이, 피자, 칩 등이다. 이들은 자연식품들과 달리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이 매우 높다.


최근 세포 대사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 연구에 따르면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품을 8주 동안 섭취한 사람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품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 만으로도 동기화, 학습, 기대감, 기대 보상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서 도파민 분비가 늘어나는 것이 관측됐다.


미 버지니아공대 건강행동연구센터 부소장 알렉산드라 디펠리스안토니오 교수는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간판을 보거나 식품 포장을 보기만 해도 뇌활동이 증가하면서 그 식품을 먹으려는 욕구가 커진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식품첨가물

 

문제는 잘 알려졌다시피 초가공 식품이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강원대 의대 예방의학과 이상아 교수팀이 질병관리청의 도시 기반 코호트(HEXA) 연구에 참여한 성인 11만 3,576명을 대상으로 초가공 식품과 사망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초가공된 붉은색 고기와 생선을 즐겨 먹으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4%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초가공 우유와 초가공 두유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0% 이상 높였다.


이 교수팀이 연구 대상을 10.6년간 추적 조사하는 동안 3,456명이 다양한 이유로 숨졌다. 초가공 식품 전체 섭취량에 따른 사망률의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초가공 육류나 초가공 생선을 많이 먹은 사람의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4% 증가했다. 여자는 1.2배, 남자는 1.3배 각각 높았다. 초가공 우유와 초가공 두유를 많이 먹은 남성의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도 적게 먹은 남성보다 1.1배 높았다.  


연구팀은 “초가공 우유와 두유가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은 설탕을 첨가한 음료인 가당 음료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이런 제품엔 첨가당과 식이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초가공 식품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 잘 쓰지 않는 착색제·감미료·보존료 등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국내 성인 4명 중 1명은 하루 총열량의 절반 이상을 초가공식품을 통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2016~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만 1,07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하루에 섭취하는 전체 열량의 4분의 1 이상을 초가공 식품을 통해 얻는다. 이 연구에서 우리 국민이 초가공 식품을 통해 얻는 열량은 하루 총 섭취 열량의 26.2%에 달했다. 

 

우울, 불안, 학습능력 저하

 

초가공 식품을 많이 먹을수록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오하나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안산과 안성에 거주하는 40~69세 7,438명을 대상으로 초가공 식품 섭취가 제2형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장기간에 걸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시간 경과에 따른 특정 집단의 질병 양상을 추적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103개 항목의 설문지를 사용해 추적조사 시작 당시 음식별 섭취량을 조사했다. 또 당뇨병 발병 여부를 관찰했다. 해당 기간에 진행된 건강검진에서 총 1,187명이 당뇨병으로 확인됐다. 초가공 식품 섭취량 정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견줘 당뇨병 발생위험이 평균 34%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햄과 소시지는 초가공 식품 중에서도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다. 연구팀은 햄·소시지 섭취량이 1% 증가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40%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이스크림, 라면, 탄산음료도 당뇨병 발생 위험을 각각 8%, 5%, 2%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도 초가공 식품과 관련이 깊다. 알레르기 질환은 외부항원에 대해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과민하게 반응해 생기는 질병으로, 가공식품에 함유된 식품첨가물 속 알레르기 유발 물질 섭취 또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초가공 식품은 우울증과 불안 장애, 수면 장애 등 정신건강을 위협한다. 또한, 학습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하는 도중에 그림을 보여주면서 특정 소리가 울리면 버튼을 누르도록 하는 실험에서 실험 대상자들이 그림 자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의 연구진은 미로를 빠져나오는 훈련을 받은 실험용 쥐에게 6주 간 액상과당을 섭취하게 한 뒤 미로에 넣고 관찰했다. 액상과당을 섭취한 쥐는 뇌세포가 교신하는 데 문제가 생겨 생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6주 전 배운 경로를 기억하지 못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정치,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 최소한으로 완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민생·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패널 100여명과 함께하는 디지털 토크 라이브를 열고 "정치가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를 최소한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실현 가능한 현실적 정책들을 함께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에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평균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은 불평등 때문에 매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국민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게 경제 문제다. 먹고사는 게 힘들면 정말 피곤하다"고 했다. 지역균형 발전 방안을 두고는 "수도권 집값 때문에 시끄러운데, 사실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수도권 집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자영업 비율이 엄청 높은데, 최저임금도 못 버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또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요새 빚 때문에 더 난리인데, 금융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보다 좀 개혁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선진국은 못 갚은 빚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디지털 약자들의 정보격차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은행 업무부터 병원 예약, 대중교통 이용, 행정 서비스까지 해결되는 시대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정보활용 취약계층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곤 한다. 각종 기관의 창구 업무는 줄어들고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전자정부, 모바일뱅킹, 온라인쇼핑, 스마트농업 등 대부분의 사회·경제 활동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시대다. 하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고루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뿐 아니라, 전업주부, 저학력자, 농촌 거주자, 장애인 등 이른바 ‘디지털 정보취약계층’은 여전히 정보 불평등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단순한 ‘기술 접근’의 문제가 아니다. 기기 사용 능력의 부족, 낮은 디지털 문해력, 인프라 격차, 생활환경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과 활용 능력이 결여되면 일상적인 서비스 이용은 물론, 경제 활동, 교육 기회, 복지 접근까지 제한받는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를 더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 중장년층 여성이나 농민, 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