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기자 수첩】갈수록 심해지는 기후 양극화, 이미 늦지 않았을까?

URL복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얼마 전 휴대폰 사진첩을 뒤적거리다 10년 전쯤 찍어 논 동네 길가 벚꽃 사진을 보다 새삼스런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올해 같은 장소 벚꽃 개화시기가 당시보다 1주 가까이 앞당겨졌다는 점이다. 얼마 전엔 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올라 이동이 잦은 기자로서 고생한 기억도 오버랩 됐다. 지난 4월 29일 기상청은 정부 합동으로 ‘2023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기후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온은 편차가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널뛰는 기온에 꽃잎은 일찍 벌어졌다가 이상 저온에 곧 까맣게 썩어버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벚꽃은 평년보다 2주, 매화는 20일, 진달래는 9일가량 일찍 피었다. 2월부터 4월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6℃ 높았고, 3~4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4℃ 높았던 것으로 기록됐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천장산 자락에 위치한 홍릉시험림 내 식물 66종의 평균 개화 시기는 50년 전보다 14일, 2017년보다 8일 빨라졌다. 반면 4월 초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가는 이상 저온도 잦았다. 당연히 과수 등 농작물 작황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과나 배 값이 ‘금값’으로 치솟은 원인 중 하나가 이상기온 때문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봄철뿐 아니라 11월과 12월에도 극심한 기온 변동이 관측됐다. 일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과 낮았던 날의 기온 차는 11월과 12월 각각 19.8℃, 20.6℃로 모두 1973년 이래 가장 컸다.


기온만이 아니다. 가뭄과 폭우도 극과 극을 오갔다.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이 지역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원인 주암호와 동복호의 저수율은 20% 밑으로 떨어졌고, 댐 건설로 수몰됐던 다리가 30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됐다. 남부지방의 가뭄은 5월 초 많은 비가 내리고서야 풀렸다. 문제는 이번엔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남부지방의 5월 강수량은 191.3mm로, 5월 평년값(79.3~125.5mm)을 크게 웃돌아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장마철인 7월 중순에는 정체전선이 장기간 머무르며 폭우를 쏟아냈다. 결국 지난해 남부지방의 장마철 누적 강수량은 역대 1위인 712.3mm를 기록했다. 전국 단위로도 지난해 장마철 강수일수는 22.1일로 평년보다 5일 가까이 길었다. 강수량은 660.2mm로 전국에 기상 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래 3위였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발생한 인명피해만 53명이었고, 재산피해는 8,000여 억 원에 달했다. 


폭염일수는 13.9일로 2022년 보다 3.6일 늘었다. 9월 열대야가 88년 만에 나타나기도 했다. 가을까지 이어진 더위는 바다를 데워 양식 농가에 큰 피해를 줬다. 적정 수온을 크게 넘어서는 28℃ 안팎의 수온이 9월까지 이어진 탓이다. 바닷물 온도가 이상 고온을 보일 때 발령하는 ‘고수온 특보’는 57일간 지속됐고, 특보 해제는 전년도에 비해 2주가량 늦었던 것으로 보고서는 밝혔다. ‘고수온 경보제’가 시행된 2017년 이후 가장 긴 기간 이어진 특보였다. 이 때문에 발생한 피해 규모는 양식 생물 3천6백만여 마리, 피해액은 4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17.5℃로 최근 10년 중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기온이 증발을 더욱 빠르게 만들고, 증발된 수분은 다른 지역에서 폭설이나 폭우 같은 강수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극단적인 기후 이상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런 이상기후 양극화는 기후위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100년에 1번꼴로 발생하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에 대비해 설계된 공항, 하수처리장 등의 사회기반시설들도 쉽게 손상될 수 있고, 농작물 생산 차질은 물론 사람들 간의 갈등도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과거처럼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현재 추세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 이미 너무 멀리, 너무 늦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이 때 이른 여름 더위에도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허영인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고발 당해...사면초과 SPC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SPC 계열사 공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벌써 세 번째다. 현재 형사재판 중인 허영인 SPC 회장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고객들의 불매운동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동일한 패턴의 반복되는 사망사고 지난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작업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A씨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 부검을 진행한 뒤 경찰에 “머리, 몸통 등 다발성 골절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냈다. 시흥경찰서는 공장 관계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SPC시화공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삶의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시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꽃처럼 향기처럼’을 펴냈다. ‘꽃처럼 향기처럼’은 전남 함평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가난과 역경을 딛고 올라온 저자의 인생 여정과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꿈과 희망, 그리고 자연과 신앙에 대한 담백한 고백이 담긴 시집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영배 시인은 2009년 한울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사랑 고백에 화답을’, ‘세월 묶어둔 끈’, ‘태양! 친구 삼아 걸어라’ 등의 시집과 ‘한번 베임을 위해’, ‘어머니의 마당’ 등의 수필집을 출간하며 꾸준히 문학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시집 ‘꽃처럼 향기처럼’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5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의 모습과 인생의 굴곡을 함께 엮으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묵직한 성찰의 메시지를 건넨다. 이 책은 화려한 수식이나 장황한 비유를 지양하고, 오히려 투박하고 소박한 언어로 삶의 진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어려운 유년 시절과 공장 노동자, 신문팔이로 살아가며 서울의 낯선 거리에서 꿈을 찾고, 검정고시로 학업을 이어간 저자의 삶의 편린이 시편마다 녹아 있다. 저자는 “겨울이 춥고 길수록 봄에 대한 기다림은 더하고, 청운의 푸른 꿈을 품고 사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