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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노화 시계를 늦추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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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류 정제곡물 삼가고 잡곡밥, 채소, 해산물 등 골고루 섭취해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노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예스24의 발표에 의하면 노화 관련 도서 종수가 지난해 대비 52% 증가했으며 판매량도 지난 2023년 53.8%로 반등했다. 노화를 늦춘다고 알려진 ‘저속노화 식단’도 유행이다. 

 

건강에 유익한 통곡물

 

저속노화 식단은 구체적 방법이 제시되지만 기본 원리는 당류와 정제곡물을 삼가고 다양한 통곡물로 만든 잡곡밥과 채소, 생선류 등으로 구성된 식사로 지중해식 등의 익히 알려진 건강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곡물은 그렇다면 정제된 백미에 비해 얼마나 어떻게 좋을까? 김영화 경성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팀이 멥쌀 14종·찹쌀 3종·보리 3종 등 곡류 20종의 도정 전후 건강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 ‘쌀을 여러 번 벗긴 백미보다 한 겹만 벗긴 현미가 건강에 훨씬 유익하다’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도정한 곡류에서는 혈관 건강을 돕는 감마-오리자놀이 검출되지 않았고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함량도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염증·항고지혈증·콜레스테롤 감소를 도와 혈관 건강에 이로운 감마-오리자놀은 도정하지 않은 곡류에서 100g당 5~635㎎ 검출됐다. 하지만 도정한 곡류의 경우 감마-오리자놀이 전혀 들어 있지 않았다. 기억력을 개선해 ‘브레인 푸드’(brain food)로 통하는 GABA는 멥쌀·찹쌀·보리에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함량도 도정하지 않은 곡류가 더 높았다. 도정하지 않은 큰 알보리 1호(보리의 일종)의 GABA 함량은 100g당 5㎎으로, 20개 곡류 중 가장 많았다. 면역력을 강화하는 바이오틴(비타민의 일종)도 도정하지 않은 보리(혜양)에서 100g당 5㎍ 검출됐다. 도정한 곡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함량도 도정 후 각각 59~78%, 43~75% 감소했다.


노화를 늦춘다고 알려진 천연물질 피세틴(Fisetin)은 채소와 과일에 풍부하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딸기, 양파, 오이 등의 야채와 과일에서 발견되는 피세틴 성분을 노화된 쥐에 실험한 결과 노화 세포의 수치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산화 성분 풍부한 채소와 해산물


생채소가 소화가 잘 안 된다면 익혀먹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김영화 경성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팀이 가지·양파·양배추 등 채소 10가지를 볶기·찜·증기 세 가지 조리법으로 가열한 뒤 수용성 비타민·항산화 성분 등 영양성분의 함량 변화를 살핀 결과 가열된 찜기에서 나오는 증기로 적양배추·적양파 등 채소를 익혀 먹으면 노화 방지에 유효한 항산화 성분 잔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 교수팀은 예열한 팬의 표면 온도가 170도에 달했을 때 기름 없이 10분 간 볶거나, 증류수를 가열해 생긴 증기를 이용해 찜통에서 10분 간 찌거나, 가열(120도)된 찜기에서 나오는 증기로 10분 간 조리했다. 연구 결과 채소를 찜통에서 찌거나 팬으로 볶자 수용성 비타민 B1·B2·B3와 비타민 C 함량이 대부분 감소했다. 다만, 찜·증기 조리를 한 일부 채소에선 수용성 비타민 잔존율이 90% 이상이었다.


채소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잔존율은 증기 조리한 채소에서 높았다. 10가지 채소 중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총잔존율은 증기 조리한 적양배추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증기 조리한 적양배추의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날것보다 1.5배 높았다. 가열 조리 후 안토시아닌(항산화 성분)은 적양파·적양배추·가지에서만 검출됐다.


동물성 단백질과 오메가 3 지방, 비타민 D, 칼슘 등 미네랄 등이 풍부한 해산물이 노화를 늦춘다는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많다. 김양하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수산물 섭취가 특히 여성의 노화 시계를 늦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3,675명을 대상으로 노쇠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노쇠란 일반적인 노화보다 급격히 신체 기능이 떨어져 장애나 입원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체중 감소, 악력 저하, 심한 피로, 보행속도 저하, 활동량 감소 등이 주증상으로 노쇠한 노인은 질병에 취약하고 낙상, 일상생활 장애, 입원 위험이 건강한 노인보다 높아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 노인의 기능 회복력이 심하게 떨어진 상태를 가리키는 노쇠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의 두 배 이상이다. 수산물 섭취량이 가장 많은 여성 노인 그룹의 노쇠 위험은 가장 적은 그룹의 절반이었다. 충분한 수산물 섭취가 여성의 노쇠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생애 두 번 급격히 이루어져


최근 노화가 생애에 두 번 급격히 이루어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인체의 단백질과 대사산물, 미생물 등에서 나이 관련 변화를 추적한 결과 노화가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44세와 60세 두 연령대에 집중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5~75세 참가자 108명을 대상으로 1~7년간 혈액과 대변, 피부, 구강과 비강 등에서 채취한 총 13만 5,289종의 생체 분자 샘플을 수집,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40대 중반과 60대 초반에 각각 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통상 나이가 들면서 생체 분자가 변하게 되는데, 이 같은 변화가 44세와 60세에 집중돼 있었다. 연구팀은 분석 초기 40대 중반의 급격한 변화가 여성들이 겪는 조기 폐경의 영향일 것으로 봤다. 그런데 성별과 인종을 구분해 분석하거나 40대 남성에게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났다.


40대 중반에는 심혈관 질환과 카페인, 알코올, 지방질 대사 능력과 관련된 분자가 급격하게 변화했다. 60대 초반에는 면역 조절과 탄수화물 대사, 신장 기능이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와 근육 노화는 두 연령대 모두 급격하게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 시기에 생체 분자가 활성화되는 이유에 대해선 밝혀내지 못했지만 분자 변화의 일부 원인이 생활 습관이나 행동 요인과 연관된 것으로 추측했다. 예를 들어 알코올 대사 기능의 변화는 40대 중반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음주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활 방식을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40대 이후 노화에 따른 건강 관리가 특별히 필요하다는 점 또한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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